올해도 호주 시드니에서는 음력설 축제가 열렸다. 지난 2월8일이었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매년 설날을 전후로 음력설 축제를 여는데, ‘Chinese New Year’로 일컬어진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중국 설인 것.

호주 음력설 축제는 아시아권 밖에서 열리는 가장 큰 구정 축제다. 매년 60만 인파가 시드니 거리를 메운다. “호주에서는 음력설이 중국설로 인식돼 있어요. 설날을 앞두고 시드니에서 우리 전통 공연을 펼친 이유입니다.”

이날 한국 전통공연을 개최한 비스타 엔터테인먼트 김경식 대표의 말이다. 그는 “설날이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문화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한다. 비스타 엔터테인먼트는 동포단체가 아니다. 개인회사다. 김 대표는 “한국문화를 현지에 알리고자 설립된 젊은 문화예술 회사”라고 2월14일 이메일을 통해 소개한다. 한인회나 동포단체가 아닌 한 회사가 우리 전통공연을 기획한 것이다.

비스타 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설날 시드니의 랜드마크인 하버 앰피시어터에서 ‘Welcome to Dokdo in East Sea’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열었다. 캘리그라피스트 이상현 작가를 포함해 한국 예술인 11명을 호주로 초청했다. 공연단은 버스킹(길거리를 무대로 공연을 펼치는 행위)의 형식으로 공연을 펼쳤고, 유학생 및 교민들이 ‘독도 우리땅 알리기 풍선 나눠 주기 캠페인’을 벌였다.

이상현 작가는 달링하버의 아름다운 경치를 배경으로 흰 천에 ‘소통’이라고 휘호를 남겼다. 전통연희집단인 노리안마로 (양호성 대표)와 뉴질랜드에서 활동 중인 연희컴패니 ‘유희’의 이성재 단장이 우리나라의 가락과 몸짓, 소리를 선보였다. 이밖에도 현지팀인 화랑도 아카데미 팀(관장 김명만 관장)의 전통 무예, 노리안마로의 비나리, 한국무용, 판소리, 대동 놀이 등 다양한 형태의 공연이 펼쳐졌다. 이 행사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 데일리 텔레그라프 등 현지 언론들이 취재했고 국내 언론들도 보도했다.

“호주뿐만 아니라 해외에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것이 본사의 목표입니다.” 비스타 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설날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문화 공연을 기획·진행한다. 매해 호주에서 ‘한국의 날’을 주관하고 있다. 문화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자라는 동포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공연극 어린이체험연극 ‘할망’, ‘오돌또기’ 등도 이들이 기획한 작품이다. 2011년에는 ‘Soul of Seoul’이라는 공연을 기획·주최했다.

“꼭 한인회나 한인단체가 이런 행사를 개최해야 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민간회사라도 한국문화를 알리는 다양한 행사를 주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경식 대표는 특히 올해 “Chinese New Year, 즉 중국 설로 인식되고 있는 음력설이 중국의 전유문화가 아닌 여러 아시아 국가들의 행사임을 관객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면서 “앞으로도 호주에서 이같은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