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한인 312명만이 살았던 미국 앨라배마주 동부의 오번시, 리(Lee) 카운티. 2010년 미국 연방정부의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곳 한인수는 1천366명으로 증가했다. 중국인 932명, 인도인 812명보다도 한인들이 더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인구가 5만7천여명에 불과한 오번시는 오번대학교를 중심으로 생활기반이 형성됐다. 1895년 설립된 오번대학교는 애플 CEO 팀 쿡의 모교로 유명하다. 이 대학에는 최근 한국센터가 개관됐으며, 한국 관련 행사도 부쩍 늘고 있다고 AP통신은 4일 전했다. 한류의 바람이 앨라바마의 조금만 도시에 불고 있는 것이다. 현재 오번대에는 한인 학생 50명이 재학 중이다.

AP통신은 현대차의 영향력으로 이런 현상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미국 공장이 오번에서 가까운 앨라배마 주도 몽고메리와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들어섰기 때문이라는 것. 85번 고속도로 선상에는 현재 40여개의 한국 협력업체가 부품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현대와 기아는 섬유산업이 쇠락하면서 무너진 지역경제를 회생시키고 인구를 늘리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오번대 한국센터의 책임자인 제니퍼 메이슨씨의 분석이다.

▲ 몽고메리시 외곽에 위치한 현대 자동차의 앨라배마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