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가 5월 16일(현지시간) 제31대 회장 선거에 출마한 박요한 후보의 자격을 박탈했다. LA중앙일보에 따르면, 선관위는 앞선 15일 한인회관 선관위 사무실에서 박 후보 부정선거 여부를 놓고 회의를 했다. 선관위는 이 사안을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박요한 후보의 후보자격을 박탈키로 했다. 선관위는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박요한 후보의 자격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불법배너 부착, 음식값 지불 등 이유

박요한 후보

LA중앙일보에 따르면, 선관위가 15일 긴급회의에서 논의된 선거운동 위반 사례는 △불법선거홍보물(배너)부착 △선관위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10인 이상 모임에 참석한 것(2건) △20인 이상 모임에 음식값으로 200달러 이상 사용한 것 등 모두 4건이다. 선거관리 세부규 정 제9조 벌칙사항 제2항에 따르면 선관위로부터 2번 경고를 받을 시, 제6항 선관위 승인없이 10인 이상의 어떤 형태 모임에 참석하거나 투표권 자에게 금품 및 현금 또는 음식물을 제공하는 경우, 혹은 선관위에서 정하는 선거운동 방식을 위반한 경우 선관위가 후보자를 탈락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10일 박 후보가 우편물 홍보를 금지한 규정을 어겼다며 1차 경고를 준데 이어 최근 선관위 승인 없이 10명 이상 모임에 참석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위반해 2차 경고를 받아 자동적으로 후보자격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배무한 후보

배무한 후보 당선증 받아

LA한인축제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배무한 후보가 LA한인회를 이끌게 된다. 선관위는 19일 치르기로 한 선거를 취소하고 2명의 후보 중 한명인 배무한 후보의 무투표 당선을 확정해 당선증을 교부했다. 배 회장은 LA다운타운 자바시장에서 봉제업으로 성공을 이룬 사업가다. 본래 남미 출신으로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에서 의류사업을 한 배 후보는 1988년 LA로 이주했다. LA에서 창업한 E&C는 수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알려졌다. 그는 MB미주후원회를 이끈 바 있다.

LA한인사회 신뢰 얻을지 미지수

하지만 31대 한인회가 신뢰를 회복하고 순탄하게 출범할지는 미지수다. 로스엔젤레스 한인회장 선거는 30대 회장 선거에서도 투표가 이뤄지지 않았다. 스칼렛 엄 후보가 무투표로 당선됐던 것.

박요한 후보는 2010년 제30대 회장선거에서도 후보자격을 박탈당했다. 당시 선관위는 박 후보가 선거운동 규정을 위반했다며 후보자격을 박탈하고 스칼렛 엄 후보의 무투표 당선을 공고했다. 박 후보는 소송을 제기했고 '새 로스앤젤레스 한인회'를 만들었다. LA한인사회에는 한지붕 두 개의 한인회가 공존했다. 이런 진통을 겪다가 박요한 회장은 취임 1년 만에 기존한인회와 통합했다.

박요한 후보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집중된다. 박 후보는 규정대로라면 지난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또 다시 후보등록금 10만달러를 돌려받지 못한다. 박요한 후보는 "선관위에 신고없이 모임에 참석한 것은 맞지만 단순한 착오에서 빚어진 실수였을 뿐인데 후보 자격 박탈은 가혹하다"면서 "앞으로 대응 방향은 나중에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