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노래를 좋아한다. 노래방에서 서로 마이크를 놓지 않으려고 옥신각신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MBC '나가수'를 필두로 최근 방송가에서는 가요경연 프로그램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우리국민들의 노래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들어 우리국민들의 가창 욕구를 한 차원 높이 실현할 기회가 제공돼 주목된다. 가요가 아닌 오페라 오디션이 새롭게 마련된 것.

사단법인 인씨엠예술단과 한국음악협회, 아리랑월드오페라단은 '나도 오페라 가수다' 오디션을 공동 개최한다. 이들 3개 단체는 최근 "2월 10일까지 아마추어들의 오디션 참여 신청을 받아 2월 20일~24일 중 예선 오디션을 거쳐 3월 21일 최종 오디션을 갖는다"고 공지했다.

오페라는 전문가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중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인씨엠예술단에 따르면, 지난 연말부터 전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오디션 신청접수에 이미 500여명이 참여했다. 마감일까지 가면 천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전국적으로 큰 호응이 일고 있는 반증이다. 인씨엠예술단 관계자는 “그간 아마추어 음악가들이나 명사들의 무대가 화제가 되곤 했지만 정식 오페라 무대는 처음이어서 신청자들이 정말 무대에 서는 것이냐며 되물어 온다”고 말했다. 지난해 방영된 KBS ‘청춘합창단’ 열풍이 가요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대중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오페라 오디션의 작품은 이효석의 단편 소설을 오페라로 만든 창작오페라 ‘메밀꽃 필 무렵’ 이다. 탁계석 음악평론가 대본을 쓰고 원로 우종억 작곡가가 5년에 걸쳐 만든 것으로 제2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발 참가작이자 오페라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합격자들은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총 5회에 걸쳐 상명아트센터 계당홀 무대에 오르게 된다. ‘나 오페라 가수’ 오디션은 오페라를 사랑하고 성악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은 물론 성악전공자 중 오페라 무대 경험이 없는 전공자에게도 개방된다. 오디션에 참가하려면 인씨엠예술단 홈페이지(www.insiem.org)에서 지원서를 다운받아 작성하면 된다.

사단법인 인씨엠예술단의 노희섭 대표는 “성악을 공부하고 싶었으나 부모님의 반대로 무산되었거나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도 늘 꿈만 꾸던 여성들의 신청서가 특히 많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때에 이런 문화 욕구가 살아나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많이 성장한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