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49·사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별칭이 'MB(이명박 대통령) 교육의 전도사'라는 것이다.

그는 8일 본지 통화에서 "(이명박) 정부의 '자율과 경쟁', '다양화' 교육정책이 후퇴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교육정책의 큰 변화는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진보·좌파 교육감들과 교과부 간 갈등과 관련, "진보 교육감들이 처음 와서 의욕이 앞선 결과 불필요한 충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충분히 대화하고 소통하면 (진보 교육감들도) 정부의 교육정책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정책은 흔들리지 않는다. 일관되게 갈 테니 학부모들은 불안해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내정자의 기용은 일부 교육감들의 'MB 교육 흔들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교육계에선 해석했다.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6명의 진보·좌파 교육감들은 'MB 교육'을 집중 공격해왔고, 이에 대항하려면 '전문성'과 '전투 능력'을 겸비한 장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권(與圈) 내에서 제기됐다. 현 정부 교육정책의 골간을 입안한 이 내정자는 그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지난 1년6개월간 교과부 차관을 지내면서 그는 사실상 교육정책을 총괄해 추진했다. 학교 정보 공개를 비롯, ▲교원평가제 실시 ▲자율고·마이스터고·기숙형고 지정 운영 ▲교과 교실제 등 공교육 혁신 ▲대입 입학사정관제 도입 ▲외고·특목고 입시 개편 ▲사교육 줄이기 프로젝트 등의 정책이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

교육 복지를 활성화해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 시스템을 마련하면서 엘리트(수월성) 교육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것이 그가 그리는 교육정책의 큰 그림이다.

이 대통령도 그의 정책 추진을 좋게 평가해 지난 6월 청와대 업무 보고 때 "열심히 하라"고 따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세 차관'이란 별칭과 함께 일방통행식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학교 현장의 비판을 동시에 받기도 한다.

이 내정자는 "지난 2년여간 새 교육시스템을 학교에 도입했으니 앞으로 이를 잘 착근(着根)시켜야 한다"며 "결국 교육 소비자 입장에서 사교육이 줄고 학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부 교육감들의 공격에 대해 교과부 간부회의에서 "법과 원칙을 벗어나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며, 교과부 공무원들이 진보 교육감들의 파상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을 질책했었다.

때문에 이 내정자가 이끄는 교과부는 진보·좌파 교육감들과 대립각을 분명히 세우면서 교원평가제 등 현 정부 교육정책을 법제화하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경제학자인 그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시절인 2004년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간 이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주로 활동했다.

현 정부 초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을 거쳐 2009년 1월부터 교과부 차관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