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손님들 오셔서 특별히 문을 열었습니다”
경북 안동 도산면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원장 김병일)의 장경각에서 김순석 한국유교박물관장이 소개했다. 미국 센디에고 한인회장단 일행이 경북도의 안내로 이곳을 찾은 것.

장경각은 전국 각지의 문중으로부터 소장을 위탁받은 서책인쇄용 목판과 서원과 정자의 현판들을 보관한 곳. 나무로 만들어진 귀중한 자료여서 자동통풍시설을 갖추고 최첨단 기법으로 보관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목판은 참나무나 박달나무처럼 단단한 나무로 만듭니다. 물에 3,4년간 담궜다가 그늘에서 말려서 목각을 하지요. 목판 하나를 만드는데 지금 돈으로 치면 250만원이 들어갑니다"

목판 하나면 책 두 페이지를 인쇄하는 것. 전국에서 모인 6만개의 목판이 빽빽이 꼽혀 있다. 이어 현판 전시실로 발길을 돌렸다. 

“한석봉 선생의 서체입니다. 첫글자의 삐침이 약간 굽었는데, 일화가 있어요”
김관장이 설명을 계속한다. 퇴계 이황선생이 한석봉선생을 불러 다짜고짜 글을 좀 써줄 수 있냐고 물었다는것.

그리고는 한자 한자 불렀는데, 뒷글자부터 불렀다고 한다. 원(院)자, 서(書)자, 산(山)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陶)자를 부르니, 한석봉선생이 그제서야 도산서원의 현판인줄 알고 갑자기 긴장해서 도자의 획 하나를 약간 굽게 썼다는 것이다.

이 장경각에 보관된 목판과 현판이 모두 6만점. 모두 갖가지 사연이 배여있다는 게 김관장의 설명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향후 목판과 현판을 10만장까지 모을 예정. 이와 함께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8만대장경의 목판본에 이어 전국의 여러 문중에서 보관돼 오던 귀중한 서책 목판과 현판 유물들을 한곳에 모아 세계에 자랑하겠다는 것이다. 민병철 센디에고 한인회장, 장양섭 조광세 전회장 등 센디에고 회장단 일행 5명은 조남월 경북도 투자유치단 아주팀장의 안내로 22일 안동의 한국국학진흥원을 찾았다.

민회장 일행은 이어 엘리자베스 영국여왕과 부시 대통령부자가 찾기도 한 하회마을을 방문해 충효당에서 서애 류성룡선생의 14대 종손과 만나 담화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