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행사에 여러 번 참석하면 큰 행운이 온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이숙순 중국한국인회장이 연단에 올라, 모국으로 온 중국 각 지역 한국인회 회장들에게 이렇게 물으며 환영사를 시작했다. 중국한국인회를 후원하는 한국의 자문위원들도 다수 참석한 자리.

“행사를 세 번 주최하고 나서 김덕룡 중국한국인회 자문위원 단장이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영전하셨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우리 행사에 세 번 오시고, 대통령으로 당선되셨습니다. 아마 정치적으로 사업적으로 큰 뜻을 가진 분들이 이 소문을 들으시면 우리 행사에 참석하려고 난리가 나실 겁니다.”

▲ 이숙순 중국한국인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9월25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017 세계한인회장대회 중국회장단 환영 만찬 전야제’가 열렸다. 사드문제 등으로 얼어붙은 한중관계의 분위기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이 회장이 중국회장단에게 가벼운 얘기를 먼저 건넨 것.

중국한국인회는 2015년부터 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중국한국인회를 지원하는 한국 자문위원들과 중국한국인회 및 지역 한국인회장들 간의 네트워크를 다지고자 올해로 3년째 이 행사를 열고 있다.

이 회장은 환영사에서 “현재 한반도 사드배치 등으로 인해 중국에서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중국에서 사업하고 생활하고 있는 80만 교민들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현지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불과 1~2년 전만 해도 5,000년 역사동안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평가되던 한중관계가 하룻밤의 꿈처럼 사라진 건 아닌가 하고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다”면서, “비록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기 계신 중국한국인회 각 연합회 및 지회 회장님들이 교민들의 모범이자 대변인으로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한국 기업들과 교민들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재외동포위원장,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이이재 전 국회의원,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대표,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구상찬 전 상하이총영사, 이숙진 민주평통 아세안부의장 등 각계인사와 중국한국인회 임원, 중국 각 지역 회장단 등을 포함해 150여명 참석했다.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중국한국인회는 매년 한인회장대회에 앞서 환영만찬 행사를 열며, 세계 한인회분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면서,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도 함께 동포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 (왼쪽부터) 이숙순 중국한국인회장,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은 중국, 이스라엘 등의 국가 다음으로 디아스포라가 많은 국가로 알고 있다. 이중 중국에 67개 한국인회가 설립돼 있다. 우리 한민족이 지구상에서 번영하기 위해서는 동포들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재외동포위원장은 지난 5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왕이 외교부장, 탕자쉔 전 국무위원과 면담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길게 보면 청일전쟁 이후 99년 만에 복원된 한중 관계가 1992년 이후 25년간 양적 질적으로 크게 발전해 오다가 최근 사드라는 큰 틀에 갇혔다”면서 “이 기간을 빨리 끝내고 양국 관계가 정상화돼야 한다. 여기 계신 분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달라고”고 강조했다.

▲ (왼쪽부터)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재외동포위원장,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요즘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던 한중관계가 여러 시련의 시험대에 올라온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한중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갑산 범시민사회연합 대표는 “84년 LA올림픽 때 동구권 국가들이 모두 불참했다. 하지만 그 이듬해에 ‘위 아더 월드’라는 노래가 발표되고 88년 동국권이 모두 참가하는 서울올림픽이 열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하면 사드문제가 해결되고 중국과의 난제가 풀린다고 생각한다”면서 “진보와 보수 시민단체들이 함께 올해 11월 광화문에 모여 ‘아리 아리 아라리요’라는 노래를 부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이숙순 회장은 지난 2년간 중국한국인회 자문위원단장으로 일한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2부에서는 축하공연과 교류의 시간이 마련됐다. 한편 중국한국인회 회장단이 참석하는 2017 세계한인회장대회는 9월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린다.

▲ 중국한국인회가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가운데)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