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공태 재일민단 중앙단장

친애하는 재일동포 여러분

오늘 제72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본제국주의의 36년에 걸친 식민지 지배로부터 해방된 기쁨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해방 당시 세계에서 최빈국 중 하나였던 우리나라가 눈부신 경제 발전과 민주화라는 오늘의 성과를 가져온 것은 선열과 여러 선배의 노력의 결실입니다. 진심으로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지난해 우리 민단은 창단 7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개최했습니다. 지난해 10월 기념식에서는 한일 우호와 한일 상생을 내세우면서 재일 동포의 대통합을 호소하는 '미래 창조 메시지'를 발표하고, 향후 민단 100년을 위한 방향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현재 재일동포 사회는 특별영주자 감소 및 신정주자의 증가와 함께 일본 국적 취득자도 늘면서 세대 간 신구 정착동포 간 의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한인회 등의 조직도 생겨나는 등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이들 구조 변화에 부응해, 민단 개혁이 급선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재일동포 대통합을 목표로

민단이 구심체가 되어, 재일동포와 신정주자를 포용하고 다음 세대가 한국에 관심을 갖고 민족 의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에 착수해야 합니다.

재일동포의 '대통합'이 있어야 민단이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일본 국적 취득자를 대상으로 포함하면서 동시에 동포 인구가 가장 많은 40대를 영입하는 큰 그릇을 준비해, 연령별로 나누어 조직정비를 하려고 합니다. 여성층을 대상으로 해서 지부에서 육아 네트워크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민단은 앞으로도 한반도에 뿌리를 둔 사람들을 광범위하게 결집하는 '대통합'을 향해서 계속 걸어가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70주년 사업 전반에 걸쳐 지원을 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한일 합의'는 지켜져야

친애하는 재일 동포 여러분.
우리나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기 도중에 파면 구속되는 예측 불허의 사태를 맞았으나,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큰 혼란 없이 치러져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양국의 현안이었던 위안부 문제는 2015년 말 '한일 합의'에 따라 개선 조짐을 보인바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함부르크에서 열린 첫 한일 정상회담에서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위안부 합의'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아베 신조 총리에게 전달하는 등 한일관계는 아직 큰 과제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한일간 대화는 계속하는 투 트랙 방식으로 경제협력과 문화 교류를 확대하자"고 밝혀, 양국 정상이 서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 재개 성과도 올렸습니다.

민단은 한일 정부간 약속은 지켜져야 하며, '한일합의' 정신에 어긋나는 부산의 위안부 소녀상은 시급히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한일 합의'가 성실히 이행되도록, 더욱 한일 우호의 가교 역할을 하겠습니다. 향후 관계 개선을 위한 민간 외교의 주역이자 재외국민 단체로서 새 정부를 받쳐나가고자 합니다

친애하는 재일 동포 여러분.

북한은 핵 실험이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거듭하면서 세계평화를 위협해 온 것에 그치지 않고, 7월에는 2차례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강행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낙하시켰습니다. 이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석탄 등 북한의 주력 수출품을 전면 금지하는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또 북한에 대해서 중립적인 ASEAN지역포럼(ARF)도 '중대한 염려'를 나타내는 이례적인 강력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같은 북한의 도발로 일본의 북한에 대한 감정이 확산되면서, 남북을 가리지 않고 재일동포에 대한 증오 범죄 등 악영향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리는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둔 미사일 완성을 공언하면서 위협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을 고립화시키려 하지만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을 추종하는 조총련은 반대는 커녕 미사일 발사를 환영하는 편지를 김정은에게 보내는 어리석은 행동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재일동포들이 조총련에 질리도록 하는 추태를 스스로 또다시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간 재일동포 경제의 기둥이었던 파친코업계가 일본 당국에 의해 강한 억압을 받게 된 계기도 핵 미사일 개발이고,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입니다.

북한이 일으키는 이같은 국가 범죄가 재일동포의 생활을 압박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하고 '같은 민족끼리'라는 정서적인 문구로 민단을 교란시키려는 조총련의 모략에 절대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나는 조총련계 동포들에게 호소합니다. 재일동포가 일본 사회에서 자자손손에 이르기까지 윤택하고 평안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책동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입시다. 강제로 납치된 일본인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그리고 '지상의 낙원'이라는 조총련의 감언으로 북한에 갔다가 생지옥을 벗어난 탈북자를 함께 지원합시다. 3대 세습과 극단적으로 억압된 인권 상황도 규탄합시다.

조총련이 재일동포를 위한 조직이라고 하는 생각이 조금만이라도 남아 있다면 북한에 종속된 상황에서 이제 벗어나야 합니다.

친애하는 재일 동포 여러분.
재일동포의 생활을 위협하는 헤이트스피치는 '헤이트스피치 대책법' 시행과 함께 가두 시위가 외형상 감소는 했으나 헤이트스피치는 여전히 심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선거운동에 편승해 헤이트스피치를 강행하는 새로운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책법'에 벌칙을 포함한 법개정을 요구하는 동시에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금지조례를 통과시키는 운동을 계속하면서 헤이트스피치가 근절될 때까지 싸울 각오입니다.

마지막으로 나는 재일동포사회의 리더로서, 재일동포 사회의 대통합에서 새로운 민단 만들기에 매진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면서 경축사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