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말부터 5주간 열렸던 2016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장면.[사진=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http://www.salzburgerfestspiele.at)]

“모든 사람은 축제를 기다린다.”(괴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영국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과 함께 유럽의 3대 음악축제로 불린다. 지난해 81개국 26만명이 이 음악 축제를 관람했다. 놀랍게도 그중 41개국의 관람객이 비유럽인. 한국 관람객 수도 2,500명이나 됐다. 서울에서도 1,200명이 이 축제를 보기 위해 잘츠부르크를 찾았다고 내년도 축제를 총괄 지휘하는 마커스 힌터호이저 예술 감독은 설명했다.

▲ 송효숙 WCN 대표.

“잘츠부르크는 유럽의 심장 중에서도 심장이다. 남쪽과 북쪽 중앙에 있고 산과 평지 사이에 있으며 스위스와 슬라브 국가들 사이에 있다.”(오스트리아 시인 휴고 본 호프만스탈)

마커스 힌터호이저 감독에 따르면, 소금(SALZ)의 도시(BURG)라는 뜻인 잘츠부르크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73~1781)를 배출했다. 세계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도 잘츠부르크 출신이며, 1965년 제작된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도 잘츠부르크다.

마커스 감독은 괴테와 휴고 본 호프만스탈의 글을 인용하며 이 축제를 설명하고, 자료를 통해 잘츠부르크 축제의 기원을 소개했다. 11월23일 서울시청 인근의 달개비 식당에서 2017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설명회가 열렸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측은 매년 뉴욕, 영국,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설명회를 열고 있지만, 한국 설명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음악의 도시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축제를 소개하고자, 오스트리아 동포인 송효숙 WCN(World Culture Networks) 대표가 헬가 라블 슈타들러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대표, 마커스 힌터호이저 예술감독과 함께 한국을 찾은 것이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본사를 두고 있는 WCN은 유럽과 한국 간 문화교류를 통해 가치 있는 나눔을 실천하고자 2011년 설립된 단체다. 그해 제1회 우크라이나-한국 친선 음악회를 개최한 이래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 친선 음악회를 열었다.

2015년 세계 3대 국제콩쿠르인 ARD-Musikwettbewerb 국제콩쿠르에서 피아노 듀오 부문 2위를 차지한 한국인 청년 ‘신박 듀오’를 후원하는 등 한인 음악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WCN은 올해 ‘임선혜 & 헬무트 도이취’ 내한공연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세계적인 가곡 반주자인 헬무트 도이치가 소프라노 임선혜씨와 서울과 대구에서 3차례 공연을 펼쳤는데 지난 1월 본격적인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을 알린 WCN의 첫 기획 무대였다.

“한국과 오스트리아를 연결하는 교류의 장을 마련해 주고 싶었습니다. 이번 설명회를 열게 된 이유입니다.” 이날 송효숙 WCN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헬가 라블 슈타들러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대표에 따르면, 2017 페스티벌은 7월21일부터 8월30일까지 열린다. 40개의 오페라, 54개의 연극, 79개의 콘서트, 21개의 어린이 콘서트 등 41일 동안 196개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작품은 모차르트의 ‘티토왕의 자비’, 아리베르트 라이만의 ‘리어’, 쇼스타코비치의 ‘맥베드 부인’ 등이다.

“유럽에서 음악을 하는 한국 예술인들을 많이 만납니다. 오늘 서울에서 잘츠부르크 축제 설명회를 갖는 것을 계기로 더 많은 한국 친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번 설명회에서 마커스 힌터호이저 예술감독은 이렇게 강조했다.

▲ 서울에서 열린 2017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설명회에 참가한 헬가 라블 슈타들러 대표(가운데), 마커스 힌터호이저 감독(오른쪽).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어떻게 시작됐나?= 잘츠부르크는 1년 내내 음악회가 열리는 도시다. 그중 매년 여름 5~6주 동안 펼쳐지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연주자, 성악가들이 모이는데, 관현악, 실내악 등 클래식 공연뿐만 아니라, 오페라, 연극 등도 펼쳐진다. 1920년 시작돼 1924년, 1944년 단 두 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열린 이 축제는 100년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특이한 점은 지난 100년 간 항상 호프만스탈의 연극 ‘예더만’으로 막을 올린다는 것이다. 휴고 본 호프만스탈은 막스 라인하르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거장들과 함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을 설계했는데, 이 축제는 세계 제1차대전 이후 몰려온 위기, 가치의 상실, 개인 정체성의 위기에서 맞서고자 계획된 프로젝트였다는 게 마커스 힌터호이저 예술 감독의 설명이다. 마커스 감독은 “언제나 예술은 존재와 절대적인 죽음에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해 왔다”며, “우리는 이 질문을 쇼스타코비치와 제라르 그리제이뿐만 아니라 몬테베르디, 모차르트의 작품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위대한 잘츠부르크의 전통을 계승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