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라 플라타 대학교의 한국국제교류재단 객원교수 업무를 지난 6월30일 마지막 수업으로 마감했다. 7월 중에 후후이 가톨릭 대학교, 살타 가톨릭 대학교와 국립 꼬르도바 대학교의 특강이 남아있지만 2년 동안의 라 플라타 대학교 강의는 마친 것이다. 마지막 수업에서 학생들이 전부 기립하여 환호하고 박수를 쳤다. 책상에는 송별 파티를 위한 여러 가지 음식이 있었다.

60여년 동안 여러 경험을 했지만 이 학생들이 보여준 이런 사랑과 배려는 특별한 감동이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한국을 알리고 한국과 외국과의 교류를 확대하는 업무를 하는 외교부 산하 재단법인이다. 재단은 외국 중요인사를 초청하여 한국을 알리고 교류를 넓히는 일을 많이 한다. 그 외에 외국의 대학이나 연구 기관에서 한인 교수가 필요할 경우 요건을 갖추어 국제교류재단에 신청하면 재단에서는 교수를 파견하는 제도를 운용한다.

▲ 라 플라타 대학교 마지막 강의에 참석한 학생들.

재단은 2014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 국립 라 플라타 대학교에서 정치학이나 국제관계학을 전공 한 교수의 파견을 요청했고, 이 국립 대학교의 객원교수로 파견된 것이다. 그래서 지난 2014년 가을학기부터 이번 2016년 봄 학기까지 2년 동안 현지 대학원생과 대학생들에게 한국에 관련한 강의를 해왔다.

한국의 민주정치, 한국의 경제 발전, 한국 문화, 한국 사회와 종교, 남북한 관계, 한국 외교 등 1주일 3시간짜리 두 강좌를 개설해 4학기 동안 총 여덟 개 과목의 다양한 한국관련 강의를 했다. 한국이 어려웠을 때 한국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한국의 발전과 더불어 필자의 성장 경험을 들려주었다.

특별히 한국 정부, 한국인들이 일제 강점기와 6.25를 겪은 후의 잿더미에서 민주제도를 완성시켰고, 경제를 발전시켜 세계 10위권 국가로 성장했으며, 유구한 기간 동안 문화를 보존하고 더욱 발전시켰다고 강의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이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는 것도 빼지 않고 이야기해 주었다.

아르헨티나 젊은 학생들이 경제적으로 어렵더라도 목표를 세워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면 한국과 한국 국민의 예에서 보듯이 아르헨티나와 여러 개인들도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워낙 자유분방하고 학업과 직업을 동시에 갖는 아르헨티나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도 불참하거나 지각하는 학생들이 더러 있었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한국이 좋아서, 한국을 배우기 위해 참석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2년을 돌이켜 보면, 2015년 한국인아르헨티나 이주 50주년을 맞아 라 플라타 대학교에서 제법 큰 행사를 치렀다. 한국 문화, 한국 음식을 체험하기 위해 여기저기 한국 식당에 초대하여 한국 음식을 맛보게 했다. 아르헨티나 한국 교민들의 다양한 활동에 초대하거나 한국 문화 현장을 방문하여 학생들이 한국 문화를 섭렵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다.

▲ 한국 어머니를 둔 갑리엘라의 가야금 연주 실기 교육

한국인 출신 만능 연예인인 마르가리타 리(Margarita Lee)를 수업시간에 초청해 그의 어려운 이민자로서의 정착과 성공에 대해 들었고, 최근에는 아버지를 아르헨티나인으로 어머니를 한국인으로 둔 27세의 가브리엘 라로메로 김(Gabriela Romero Kim)의 가야금 연주를 수업시간에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최선을 다해 학생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한국을 가르쳤고 그들의 장래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긍정적인 동기를 부여하고, 행복한 인생을 가꾸도록 많은 대화를 했던 것 같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삶이 나에게도 매우 의미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2년 동안 미진했다고 생각했던 내용을 많이 들려주고자 했던 마지막 수업이 학생들의 파티로 망가지긴 했지만 이들이 준비한 이별 파티가 참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후에도 여러 학생들이 SNS를 통해서 나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해 주었다.

미카엘라 모랄레스(Micaela Morales)가 쓴 페북의 글을 여기에 옮긴다. 그는 아버지가 작고하고 편모슬하에서 자라면서 유치원 선생으로 일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는데, 특히 한국의 K-Pop에 매료돼 꼭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2년 계획으로 돈을 모으고 있다.

▲ 학생들이 준비한 선물.

“오늘은 우리의 큰 교수님과 작별을 고하는 날이다. 그는 수업시간에 언제나 겸손하면서 긍정적인 웃음을 잃지 않아, 우리로 하여금 함께 웃게 한다. 그의 수업은 매우 즐겁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은 물론, 언젠가는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갖게 된다. 나와 나의 모든 동료 학생들은 그가 우리에게 보여준 모든 사랑과 지식, 이벤트, 대화 등 모든 것에 대해 엄청난 고마움을 표한다.”

Micaela는 이어 “박 교수님, 개인적으로는 교수님이 나에게 주신 정성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교수님 덕분에 배운 많은 것을 오랫동안 간직하겠습니다. 오래지 않아 한국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오길 기원합니다. 교수님이 교수님의 나라에 건강하게 귀국하실 것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