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자원과 더불어 미래를 대비한 식량자원 확보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스트레일리아의 드넓은 대지를 우리 농장으로 개척해 ‘통일한국’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는 이색적인 주장을 펼칠 뿐만 아니라 몸소 실천에 옮기고 있는 재외동포가 있다.

6월30일 오후 본지를 방문한 최웅규(Solomon Choi) 대표는 농업 컨설턴트로서 호주 시드니에서 TASCO(Taskor Development PTY. LTD)라는 농축산업 전문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25년 전 호주로 이민을 떠난 그는 10여년간 호주 전역의 농장들을 탐방하며 현지 농축산업 환경을 접했고, 약 7년 동안은 직접 목장을 경영하기까지 했다.

▲ 호주의 농축산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최웅규 TASCO(Taskor Development PTY. LTD) 대표는 현재 동북아 지역으로의 수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호주농산물집하장을 세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직접 목축업을 했던 그는 농업전문가로 인정받아 호주 축산업 현황과 수출전망, 해외 농업 개발방안 등을 주제로 국내 주요기관에서 초청특강을 펼친 적도 있다. 또, 한국농업의 글로벌 경영전략에 남다른 철학을 갖고 있는 최 대표는 해외농업개발협회의 해외통신원으로 3년간 활약하며 현지 농업정보나 투자정보에 대한 자료를 국내에 제공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호주 북부 다윈(Darwin, Nothern Territory 행정수도)에는 한화 100억여원 상당의 50만 헥타르(ha, 15억1,250만평) 땅이 매물로 나와 있는데, 이는 경기도 3분 2에 해당되는 면적이라고 한다. 이 중 10%정도는 이미 개발됐고 나머지 90%는 미개척지라는 것이다. 아직 개발되지 않는 땅들이 많고 현지 제도상 외국인도 땅을 매입·소유할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최근 중국인들이 대거 호주에 진출함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현지 정부가 일정한 제한을 두고는 있지만, 이는 중국 기관투자에만 제한을 둔 것이기에 한국인을 비롯한 우리 재외동포들이 현지 농업에 진출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의견이다. 그는 “더구나 호주정부에서는 농지개발이나 개간을 목적으로 들어오는 외국인에겐 장기비자도 발급하는 등 제도적 배려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한국인들의 호주 농업 진출에 목청을 높이는 데에는 사업적 차원을 넘어 남북통일에 대한 확고한 비전, 통일 이후의 식량문제와 해법을 갖고 있을 뿐더러 이를 직접 행동으로 옮기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통일 준비과정에서 우리에겐 통일자금뿐만 아니라 ‘땅’이 필요하다. 그 땅은 다름 아닌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땅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그는 러시아, 일본 등 동북아 지역으로의 수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호주농산물집하장을 세우는 프로젝트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해외 각지의 한인들이 적극 관심을 갖고 호주에서의 농축산업 진출을 권장하고 있는 그는 “이왕이면 개인보다는 통일 관련단체들이나 기관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호주에 진출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