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한국학교가 3월23일 개교 18주년 기념식을 열었다.[사진제공=브라질한국학교]

상파울루의 한인타운 봉헤찌로(Bom Retiro)에 브라질한국학교가 세워진 것은 16년 전이다. 대지 5,600㎡에 건평 1만2,500㎡로 중남미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한국학교가 교민 모금액 350만달러, 우리정부 지원금 350만달러로 설립됐던 것이다.

땅값이 크게 올라 현재 시가로 110억원이 넘을 정도이지만 이 학교는 지난해 경매로 문을 닫을 뻔 했다. 2012년 9월 한국학교 건물에 ‘차압 딱지’가 붙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오다가 지난해 8,800만헤알, 우리 돈으로 40억원이 넘는 세금체납액이 쌓이면서 존폐의 위기까지 몰렸다.

무엇보다 경영이 부실했다. 브라질 정부로터 비영리법인 등록이 안 돼 면세 혜택을 받지 못했던 것도 운영에 어려움을 줬다. 비대위가 모금운동을 벌였지만 40억원의 큰 빚을 막기는 힘들어 보였다.

이런 한국학교가 지난해 9월 브라질에서 새 법령이 시행되면서 위기를 넘겼다. 2013년 12월말까지의 연방세금 체납액을 감면해 주는 새 법령의 혜택을 지난해 한국학교가 받게 된 것이었다. 이와 별개로 한국학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없애는 등 뼈아픈 자구책을 써왔다.

한국학교는 한브교육협회 산하에 있다. 현재 한브교육협회에는 △한국 정부에서 인가한 유치원과 초등학교 과정인 브라질한국학교 △브라질정부가 인가한 유치원과 초등학교 과정인 Colegio Polilogos △그리고 한글교육을 위해 주말에만 운영하는 브라질한글학교가 있다.

한국학교 역사는 1983년에 시작됐다. 83년 상파울로한국학교 개교식이 열렸고, 92년 한브교육협회가 발족됐다. 98년 한국 교육부와 브라질 교육부로부터 초등학교 인가를 받았으며, 1993년 정규 초등학교를 개설했다. 2010년에는 학교명을 상파울루한국학교에서 브라질한국학교로 바꿨다.

브라질한국학교(교장 홍인걸)는 “3월23일 상파울루에 있는 한국학교 교내 운동장에서 개교 18주년 기념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매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던 한국학교여서 올해 개교식의 의미는 더욱 커 보였다.

브라질한국학교에 따르면, 이날 기념식에는 주상파울루한국총영사관 이해광 부총영사, 고대웅 브라질 재향군인회장, 김소연 상파울루한국교육원장, 김요준 상파울루 태권도협회장, 제갈영철 한브교육협회장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 이해광 부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한국학교가 브라질에 개교한 지 18주년을 맞이한 것을 축하드린다. 브라질 한국학교가 교민사회의 중심이자 미래 브라질 한국인들의 자부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학교 관계자는 전했다.

제갈영철 한브교육협회장은 “지난 18년 동안 브라질한국학교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오늘까지 유지되어 온 것은 여기에 있는 학생 여러분과 여러 선생님들의 헌신, 학부모님들의 협력 덕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