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기업경영 컨설팅회사 OJF(Orlando J. Ferreres & Asociadoss.a)는 오르란도 페레레스(Orlando J. Ferreres) 박사가 1991년에 설립했다. OJF사는 25년 동안 아르헨티나 주요 기업 40개사를 고객으로 해, 아르헨티나 정치 전망, 거시경제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상담해주는 회사다. 이 회사는 또 투자 및 기업금융과 관련해 자문하는 투자자문회사로, 회원사들에게 매월 경제보고를 작성하고, 고객을 찾아 현황에 대한 강연을 하는 등 고객들이 아르헨티나의 변화하는 정치와 경제 흐름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오르란도 페레레스 박사는 메넴 정권 초기에 경제부 차관을 역임하면서 페론당인 메넴 정부가 신자유정책을 도입하는 과정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오르란도씨를 만나 신임 마우리시오 마끄리 대통령 정부의 정치·경제상황과 투자 등에 대해 인터뷰했다.

▲ 오르란도 페레레스(왼쪽) 전 아르헨티나 경제부 차관과 인터뷰하는 필자

-OJF의 고객은?

“우리 회사의 고객은 대부분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하는 대기업들로, 아르헨티나 국영석유회사(YPF), 메트로가스(Metrogas), 브라질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 등 석유 에너지회사,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 메릴린치(Merrill Lynch), 아르헨티나 저축보험회사(La Caja de ahorro y seguro) 등 금융회사, 코카콜라(Coca-Cola), 산코르(Sancor), 필립모리스(Phillip Morris)등 식품, 음료와 담배 회사, 아르헨티나 전신전화(Telefonica와 Telecom), IBM 등 전자 통신기술 회사는 물론 폭스바겐(Volkswagen)과 아우디(Audi) 등 자동차와 부품 회사 등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유수 회사 40여개에 이른다. 우리가 자문하는 고객 회사의 총생산량이 아르헨티나의 국민총생산(GNP)의 30%에 이른다.”

-이 회사 경영 이전의 활동은?

“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공부했고,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을 거쳐 아르헨티나 가톨릭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귀제트(Guillette de Argentina S.A), 화학회사(Compañía Química S.A.)와 붕헤이 본 회사(Bunge & Born S.A) 등에서 실물경제 분야에서 일했다. 1989년 붕헤이 본에서 함께 일했던 라파넬리(Néstor Mario Rapanelli)씨가 메넴 대통령의 두번째 경제장관에 취임하면서 경제부 차관(Viceministro de Economía de la República Argentina)에 임명돼 정부 경제 정책을 담당했었다.

참고로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자면, 1989년 7월8일 라울 알폰신 대통령이 국가 사회의 혼란 속에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당시 대통령에 당선돼 있던 사울 메넴에게 대통령직을 조기 이양하고 권좌에서 물러났다.

당시 페론당의 정책에 의문을 가졌던 국제금융권에 안정적인 신호를 보내기 위해 메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국제적인 곡물회사 그룹인 붕헤이 본의 임원 출신인 로이그(Miguel Ángel Roig)씨를 경제장관에 임명했으나, 로이그씨가 장관에 임명받은 5일 후에 사망하고 만다. 그래서 같은 회사의 임원인 라페넬리를 두번째 경제장관에 임명한다.

이때 붕헤이 본에서 라파넬리와 함께 근무하던 나는 경제부 차관으로 임명받고 메넴 대통령의 친기업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설계하는 일을 맡았다.”

-마끄리 정부에 대해 전망한다면?

“마우리시오 마끄리 대통령이 국가 경영을 잘 할 것으로 믿는다. 우선 그는 정치적으로 대화와 타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기업 경영도 경험했고 축구 구단인 보카주니어(Boca Junior) 등의 조직도 관리해봤다. 대통령 취임 후에 자기와 경쟁했던 후보들과의 대화를 통한 협조를 당부했다. 또한 전국의 24개 주지사를 관저로 초대해 공평한 업무 추진을 약속하고 협조를 당부 하는 등 정치적인 면에서 키르츠네르 부부의 전 정권과는 많이 다르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경제발전인데, 마끄리 정부의 경제정책은 어떻게 보나?

“마끄리 정부가 시작한 지 이제 석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시작이 잘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율을 조정한 것이다. 전 정부에서 2012년에 인위적으로 환율통제 제도인 족쇄환율(Cepo)를 만들어서 수출이 감소하고 환율에 대한 믿음이 적었는데, 12월16일 결제장관인 알폰소 프라트 게이(Alfonso Prat Gay)가 4년 동안 유지했던 이 조치를 해제하여 큰 무리 없이 해결했다. 또한 농어민들과 수출 기업에 큰 장애요인이 되었던 수출세도 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없앴다. 이런 일련의 조치가 앞으로 수출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 정부의 인사 정책은 어떻게 보나?

“대통령의 업무 중 중요한 것이 인사인데, 마끄리 대통령이 특히 잘한 것이 장관과 비서관 등 각료 임명이다. 개인의 친·소와는 전혀 관계없이 각 직책에 가장 능력있고 성실하고 정직한 인물들을 기용했다. 대통령이 아무리 잘하려고 노력해도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각료들이 무능하거나 부패하면 그 정부가 성공하기 어려운데, 마끄리 대통령의 인사는 정말 잘되었다고 칭찬하고 싶다.”

-대외관계는 어떻게 보나?

“전 정부는 대외관계에 있어서 매우 폐쇄적이었다. 현재 모든 국가들이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서 상호 발전하는데, 키르츠네르 부부 정부 12년 동안은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국가를 운영했다. 그러나 마끄리 정부에서는 대외 문호를 개방하고 협력을 구하는 자세다. 키르츠네르 정부에서 중요하게 여겼던 베네수엘라와 쿠바보다는 미국과 유렵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한다.

3월23일께는 미국의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이 방문할 예정이다. 현재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는 미국 대통령의 방문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2월15일에 방문하는 이탈리아 총리 마테오 렌치(Matteo Renzi)는 이탈리아 수반으로서 18년 만에 처음으로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게 된다. 마끄리 대통령이 이탈리아 이민자 2세이긴 하지만, 이탈리아 출신이 아르헨티나 국민 중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데도 전 정권들은 이탈리아와의 관계를 등한시했었다.

또 2월24일에는 프랑수와 올랑드(Franþois Hollande) 대통령도 프랑스 대통령으로서는 19년 만에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상호 협력과 투자에 관련한 20여개의 조약에 서명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외교 행보는 마끄리 정부가 짧은 기간 안에 20여년 동안의 고립정책에서 벗어나 문호를 활짝 개방한다는 의미다.”

-향후 아르헨티나에 대한 전망은?

“솔직히 말하면 지난 정부에서는 아르헨티나 정치가 안정적이지 못했고, 경제발전이 불확실했다. 그러나 마끄리 정부의 대외개방과 친기업적인 정책으로 볼 때, 향후 아르헨티나 발전이 희망적이라는 것은 여러 나라와 기관에서 예측한다. 물론 우리 회사도 긍정적인 보고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 자본과 기술이 축적된 나라다. 한국 기업의 아르헨티나 투자는 어떻게 보나?

“한국 기업과 아르헨티나 한인 기업들도 좀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아르헨티나에 투자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장기적인 전망에서 볼 때, 세계 금융기관의 금리가 0%에 가깝고, 선진국들에 투자는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 아르헨티나의 투자에 걸림돌이 되었던 헷지펀드(Hedge fund)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이런 기회에 미국, 유럽이나 중국 기업들도 아르헨티나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기업이 아르헨티나 광물과 농업자원, 사회 기간산업, 금융, 건설, 기계통신과 자동차사업 등에 투자를 검토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 왼쪽부터 오르란도 페레레스 전 아르헨티나 경제부 차관, 장영철 한인이민사 편찬위원장,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