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아르헨티나관장이 3여년의 근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귀임한다. 박 관장을 만나서 앞으로의 한·아 교류에 대한 전망을 들었다. 박 관장은 “그동안 아르헨티나 정부는 외국과의 관계에서 매우 폐쇄적이고 고립적인 정책을 구사했지만, 새로 들어선 마끄리 정부는 개방적인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국과의 관계도 진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코트라(KOTRA)에 대해 소개해 달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1962년에 정부가 무역을 진흥하기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KOTRA는 해외투자 지원, 국내외 글로벌인재 채용, 외국 투자유치 지원과 해외진출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세계의 70개 이상의 주요 국가에 100개 이상 무역관을 두고 있다.”

- 아르헨티나에서 추진한 업무를 소개해 달라.
“KOTRA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한국의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의 해외무역사절단이 내방하여 수출상담을 할 때, 현지의 정부기관 또는 관련 업체를 주선하고 상호 교류하도록 협력하는 일이다. 매월 1~2회 이상의 해외시장 개척단을 맞아 원활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다. 지난해 4월13~15일에는 중남미한상대회조직위원회와 협력해 차세대 양성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해 12월3일에는 한국에너지연구원과 ‘아르헨티나의 셰일오일과 셰일가스 개발’에 대한 ‘한아 에너지협력 워크숍’을 개최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에너지 분야의 협력을 모색하는 행사도 실시했다. KOTRA는 또 한국 중소업체의 지사를 대행하는 업무 등도 하고 있다. Global 취업 지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 지난해 12월3일에 열렸던 '한아 에너지협력 워크숍'.

- 아르헨티나에서 아쉬웠던 점은?
“‘한아 섬유마케팅센터’를 만들어 한국과 아르헨티나 교민 기업들의 마케팅과 정보 교환 등의 업무를 돕고 싶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이런 조직에 관심을 가져 상호 윈-윈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 아르헨티나 교민들이 마끄리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아르헨티나에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 같다. 희망적으로 본다. 마끄리 대통령이 국제관계에서 신뢰를 회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화를 통한 국가 경영을 꾀하고 있다. 예를 들면 그는 취임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11일 대선에서 경쟁했던 다니엘시올리나, 세르히오 마사 등을 올리보스 대통령 관저로 초청해 협조를 당부했다. 다음날에는 야당 주지사가 대부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시장과 24개 주지사를 관저로 초대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마끄리 대통령은 소통을 실천하고 있다.”

- 대외 관계는 어떤가?
“세계로 나아가는 정책을 펼칠 것 같다. 1월20~23일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 그는 대선 경쟁자였던 세르히오 마사(Sergio Massa)를 동행시켜 참석했다. 2003년 당시 에드와르도 두알데 대통령이 참석한 뒤 13년 만의 일이다. 국가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그의 의지는 대단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기업과 명문 축구팀 보카구단을 경영했던 그는 조직의 힘을 안다. 그는 G20에도 가입할 의사를 보이고 있고, 홀드아웃(부이트레 채무) 정상화도 준비하고 있다.”

- 한국과의 관계와 전망은?
“전 정부에서 한국과의 관계가 다소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한국에서 개발 노하우를 배우고자 하며, 기술개발 분야도 대단히 관심이 많다. 이제까지 중국에 의존했던 대외 관계에서 벗어나 미국은 물론 한국과의 교류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아르헨티나는 산업구조와 자본 및 기술 개발 등에서 매우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한국 기업의 기술과 자본,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원자재와 넓은 토지와 자원은 모든 분야에서 상생이 가능하다. 아르헨티나는 실제로 농산물은 물론 목재, 광물, 석유는 물론 물, 리튬까지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 한국 기업이 원자재만 수입해 갈 것이 아니고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가공하는 데까지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선, 자동차, 전자제품의 현지 생산 공장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아르헨티나 한인들에 하고 싶은 말씀은.
“우리 교민들이 섬유 분야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 더해 젊은 세대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주류사회에 진입할 방안을 꾸준히 찾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2중 언어와 양국 문화를 체득한 2세들이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주길 바란다. 지금 한인사회에는 OKTA에 약 30명이 등록하고, 차세대 지도자 그룹에도 50여명이 등록하여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들이 양국간의 물적, 인적 교류가 증가하도록 노력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