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 간 한일 양국 간 현안이었던 위안부 문제 해결 합의가 양국 정부 사이에 이뤄졌다. 양국 간에 풍파가 일 때마다 가슴졸여온 재일동포들은 이 합의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오문자(에세이스트·동경)씨는 "과거 위안부들이 생존해 있을 때 일본 정부가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국정 수준에서 합의한에서 한걸음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영희(부녀회 동경본부 감사)씨도 "수십년 걸린 문제를 이번에 해결한 대통령께 잘했다고 칭찬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경만(민단오사카·사카이지부 지단장)씨는 "서로 만족하지 못하는 점도 있겠지만 양보해서 타협해야 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유시열(치과 의사·동경)씨는 "한일 간에는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북핵 문제가 있다. 한국도 경제가 어려운 형국인데, 버티기만 해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면서, 합의 내용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영준(히로시마 한국청년상공회의소 전회장)씨는 "합의는 한마디로 말해 좋았다. 다시는 그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도 양국은 합의사항을 착실히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현(도호쿠분쿄대학 강사·야마가타)씨는 "한일관계를 가로막는 목구멍의 가시였던 이 문제를 착실히 해결하는 것이 향후의 보다 좋은 이웃 관계를 이루는 시금석"이라고 지적했다.

한창동(서예가·니시도쿄)씨는 "일본은 10억엔으로 모든 해결을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피해 당사자의 인간적인 존엄이 무시됐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앞에서 머리를 숙여주면 모두 해결될 수 있었을 텐데"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경민표(민단 사이타마본부 단장)씨는 "평화비(평화의 소녀상) 철거가 10억엔 거출의 전제 조건"이라는 보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러 한국 국민 감정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일본이 해야 할 일을 하게 되면 한국도 평화비를 언제까지 그 자리에 두지 않을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송부자(문화센터 아리랑 부이사장·가나가와)씨도 "소녀상은 '반일' 상징이 아니다. 여성의 존엄과 인권을 지키고 평화를 원하는 상징물이다"라고 말했다. 장선학(민단 이바라키본부 단장)씨는 "일본 쪽이 ' 그 자리에 놓아두라'고 했다면 한국 쪽에서 앞서 철거하려 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임남선(부녀회 아이치본부 회장)씨는 "한국이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재일동포들한테도 관련이 있어, 보다 심도 있는 협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영순(동인지 '봉선화 ' 전 편집장·도쿄)씨는 "이른바 종군위안부로 불리는 여성들은 식민지시대 일본 제국주의의 희생자로, 전후에는 국내에서의 차별과 편견에 시달린 이중의 피해자"라면서 "이 기회에 일본은 전후 보상의 틀에서 누출된 문제를 꼼꼼히 검증하고, 한국은 일본에 대한 한을 푸는 노력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정근(야마나시현립대학 교수)씨는 문서로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보냈다.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 이루어졌다. 비가역적이라는 말 그대로  앞으로 일단 수습될 것이다. 정책 당국이 고심했다는 것은 알 만하다. 용기 있는 결단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민심'을 얼마나 납득시킬 수 있느냐는 '정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