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익 중남미한인회총연합회장은 칠레 한인회장 4년, 중남미한인총연합회장 4년, 민주평통위원 2년 등 이민자로서 10여년을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 2016년에는 캐나다한인회총연합회 김 브라이언 회장과 공동으로 전세계한인회장 임무를 맡아서 24명으로 확대 개편된 운영위원들과 함께 올해 10월께 칠레에서 세계한인회장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고심중이다.

박 회장은 “문화가 같은 중남미 한인 청년들의 모임의 광장을 정기적으로 만들어서 청년들이 상호 교류하고, 결혼 적령기의 청년 동포들은 자연스럽게 배우자를 찾는 기회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목적의 교류의 광장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칠레를 방문한 본지 박채순 편집위원이 박 회장을 만났다.

▲ 박세익 중남미한인회총연합회총회장

-칠레에는 언제 오셨나요?
“해병대를 제대하고 26살인 1975년 파라과이로 이주했습니다. 당시 많은 남미 이민자들이 파라과이로 이주했다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으로 재이주했는데, 저도 1978년 칠레로 입국해 여기서 본격적인 이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미국에도 잠깐 이주한 적 있지만 대부분의 삶을 칠레에서 보냈습니다.”

-칠레 한인사회(한인회장 김지용)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현재 우리 칠레의 한인 동포는 약 2,500명으로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 견줘 좀 적은 규모입니다. 그러나 칠레 한인들은 이 나라에서 대부분 중산층 이상을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교민사회의 단합이 아주 잘되고 있습니다. 80% 이상의 한인들이 매월 한인회비를 납부해주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우리 교육문화 회관을 구하기 위해 모금을 했는데, 작은 교민사회에서 약 80만불을 모았습니다.”

-이민 생활 중에 주로 어떤 사업을 하셨는지요?
“처음 칠레에 도착해서는 한국과 중국을 상대로 무역을 해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당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인접국가에서 무역이 자유롭지 못한 시기였기에, 칠레에서 무역을 했던 동포들의 비즈니스가 호기였던 때입니다. 그 뒤 1988년 한국 서울올림픽 때 한국을 방문해 전주의 전주제지로부터 기계를 도입해 박스용 종이와 화장지를 생산하는 제지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 박 회장의 제지공장에서

-칠레의 제지사업이 중요한 사업임은 주지하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민자 입장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칠레에는 펄프용 목재가 많아서 제지사업이 국가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사업입니다. 칠레의 한 전임 대통령도 제지사업을 경영하는 데서 볼 수 있듯이, 제지사업은 큰 자본이 투자되고 정책적인 면도 많습니다. 초기에 외국인이 이 사업을 시작하니, 어려움도 컸고, 현지 기업인들의 견제도 많았습니다. 당시 같은 규모로 시작한 현지인들은 현재 거의 대기업이 되었는데, 저희 회사는 외국인이라는 핸디캡 때문에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또 한인회장 등의 업무로 업무 추진력이 약해져 공장 일부도 축소해 작은 규모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해서 한때는 100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기도 했습니다. 이 업종이 대부분 기계화돼있기 때문에 현재는 약 40명이 근무합니다.”

-한인회 등 봉사활동은 오랫동안 하고 계시지요?
“제가 장홍근 전 한인회장 시절에 부회장을 하다가 2009년에 한인회장을 맡고 4년을 봉사했으며, 2012년 6월에 중남미총연합회 회장으로 선출된 뒤 연임해 올해까지 4년을 맡고 있습니다. 중남미 34개 국가 중에서 19개 국가에 한인회가 결성되었는데, 중남미총연합회는 2007년 발족해 현재에 이릅니다. 한인회 부회장, 민주평통 등의 활동까지 합치면 10년 이상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6에는 캐나다한인회총연합회 김 브라이언 회장과 함께 세계한인회장을 맡게 되었고, 24명으로 확대 개편된 운영위원들과 함께 금년 10월께 여기 칠레에서 세계한인회장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산티아고 시내에서 박 회장과 필자 부부

-중남미한인회총연합회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사실 중남미 지역이 워낙 크고 이민자들이 각각 바쁜 관계로 많은 일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열린 한인회장 대회 외에도 2011년부터 중남미총연합회를 개최하고 교류와 협력을 이어가며, 각국 한인회와의 연대를 증진하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7년 중남미한인회총연합회가 결성 된 뒤 2012년에는 서울에 연락사무소를 개소했고, 2015년에는 대구가톨릭대학교와 교류 협력을 위해 MOU를 체결했습니다. 저도 학생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대학과 한인사회의 교류 증진과 학생들의 꿈을 실현할 중남미 진출을 격려하는 특강을 한 바도 있습니다.”

-앞으로 중남미한인총연합회의 계획이 있습니까?
“첫째는, 중남미 지역의 같은 문화를 가진 한인 청년들의 모임의 광장을 정기적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청년들이 매년 각국을 돌면서 한자리에서 한국 문화를 공유하면서 각국의 정보도 교류하고, 또한 한국어 경진대회 같은 것도 마련해 한인 정체성을 갖춘 후세대를 지원하는 성격입니다. 또한 결혼 적령기의 청년 동포들은 자연스럽게 배우자를 찾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목적의 광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둘째는, 중남미 지역의 기업인들의 교류를 한인회 차원에서 모색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의 세계한상대회나 옥타 같은 활동이 있지만, 중남미한인회 차원에서도 비즈니스 정보를 교환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고 싶습니다. 사실 이런 내용의 계획을 성안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재외동포재단의 지원과 동포들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다방면의 노력을 하고자 합니다.”

-가족은 어떻게 되나요?
“여식을 셋 두었습니다. 큰아이는 칠레에서 나와 함께 제지 회사를 운영하고, 둘째는 캐나다에 살고, 막내는 미국에서 거주합니다. 다들 성장해 자기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