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평희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제인력본부장

“가장 보람있는 일이 사람 키우는 일 아니겠습니까? 교민들 가운데 기업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가능하면 우리 청년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글로벌 사업 방법을 전수하고 가르쳐 후계자로 키워내고 싶으신 분이 많으실 겁니다. 저희는 국내 340개 대학 및 지방자치단체와 네트워크를 맺고 있고, 고용노동부 데이터뱅크 등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교민들께서 그 일에 필요한 사람의 조건만 말씀해주시면 저희 힘을 다해 그 일에 맞는 청년을 찾아드리겠습니다.”

김평희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제인력본부장이 해외교민들에게 힘주어 하고 싶은 말이다. 30여년 동안 KOTRA에 근무하다 지난해부터 산업인력공단에서 해외취업을 지원하는 일을 맡아온 김 본부장은 1월15일 서울 역삼동 공단 서울사무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예로 들었다.

“이제 여든이 넘은 김 회장님이 뭐가 아쉽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김 회장님이 가장 힘을 쏟고 있는 일이 저희 공단이 지원하는 청년사업가양성(GYBM:Global Young Business Managers) 프로그램입니다.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에서 공단의 지원으로 해외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이 현지 연수를 하는 프로그램이죠. 교민 사업가들께서 보람을 느끼실 수 있는 일이 바로 그런 일 아닐까요?”

공단은 2017년 연간 청년 1만명 해외취업을 목표로 해외 일자리 영토를 확대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에는 1,700명이었던 해외취업이 지난해에는 2,902명으로 60% 늘었으며, 올해에는 4,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적 확대와 함께 해외취업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데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가별·직종별로 사업 방식을 다양화할 계획입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는 IT, 디자인, 신흥국에는 현지 한국법인이나 우수 한상기업의 중간관리자, 싱가포르와 홍콩에는 금융 등 초급 경력직, 중동에는 간호사나 플랜트 엔지니어 등 직종 취업에 중점을 두는 것이죠.”

공단은 이를 위해 각 국가별 유망직종 취업을 위한 교육을 담당하는 ‘청해진(청년해외진출)대학’을 10곳 정도 모집할 계획이다. 또 경제단체와 협력해 해외진출 한국기업, 우수 한상기업 연수 지원 등을 통한 해외취업을 늘리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공단은 이에 앞서 지난해 해외취업 관련 구인·구직자들을 위해 월드잡플러스(www.worldjob.or.kr) 사이트 및 모바일 앱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해외기업들이 올리는 구인정보, 연수 및 인턴 관련 정보, 고용·노동 동향 등을 한곳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월드잡플러스는 외국 기업이 직접 영문으로 구인정보를 올릴 수 있게 꾸며져 있다.

김 본부장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로 정부 지원 기준에는 못미치는 독일 강소기업 인턴 취업자들을 지원했던 일을 꼽았다.

“정부에서는 일자리 질 담보를 위해 연봉 2,400만원 이상 일자리에만 지원을 할 수 있게 기준을 정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진국의 경우 처음부터 정식 월급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독일의 경우 처음 1년 동안은 대개 인턴으로 최저임금 수준인 월 1,400유로(160여만원) 정도를 줍니다. 그래서 특별사업으로 청년 8명이 세계적 자동화기계 기업인 훼스토(Festo)사, 공구기업인 뷔르트(Wurth)사 등 독일 강소기업 인턴으로 취업하는 것을 지원했습니다. 이들 한명이 배워올 기술이 단순 서비스업 100명이 배워오는 것보다는 훨씬 더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가 해외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도 비슷한 취지였다. “대개 도전정신, 열정, 외국어 능력 등을 갖추라고 말합니다. 저는 거기에 덧붙여, 청년들이 너무 급여수준에만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30대에는 도둑질 빼놓고 다 해보라는 말도 있잖습니까. 국내에서 10년 있는 것보다 해외에서 1~2년 생활하면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인맥을 만들고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기회를 단순히 월급 수준으로 비교할 수 있겠어요? 무급 인턴으로라도 배워오면 국가 성장동력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