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는 김 나탈리아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 한국사교수가 최근 <1945년-1948년 남한 정치사>를 발간했다.[사진제공=모스크바프레스]

해방 후부터 한국정부 수립까지의 한국 근대사를 다룬 책 <1945년-1948년 남한 정치사>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출간됐다. 저자는 김 나탈리아(36) 고등경제대학 한국사 교수. 김 교수는 소속 대학인 명문 러시아 고등경제대학의 학술연구 지원프로그램에 응모했고 당선돼 연구에 필요한 지원금 2만달러를 받아 저술과 출판을 할 수 있었다고 모스크바프레스가 보도했다.

이 책의 특징은 남한지역에서 있었던 사회정치적 투쟁들과 분단과정을 연구한 저서라는 것. 그동안 러시아에서 북한정권의 성립이나 발전과정에 관한 저서는 적지 않게 발간됐지만, 한국 근대 정치사를 다룬 책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저자는 해방 후부터 한국정부 수립까지의 남한 각 정치사회세력간의 투쟁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당시 열강이었던 소련과 미국의 남한 정치에 대한 개입정책을 분석했다.

▲ 김 교수가 지난 10월29일 중동부유럽 한국학자대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이른바 해방공간에서 다양한 정치세력 중에 하나였던 이승만 우파세력이 어떻게 정국의 주도권을 잡아나갔는지, 이승만과 당시 미국과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박헌영 좌파세력이 어떤 전략적 실수들을 저질렀으며 여기에 소련당국의 역할이 어떠했는지, 여운형·김구·김규식·조소앙·안재홍 등으로 대표되는 좌우를 망라했던 중도파는 어찌해서 정치적인 세력을 얻지 못했는지 등에 대해 분석했다는 것.

김 나탈리아 교수는 “현대 한국사회의 성격을 규정하는 많은 요인들이 분단과정에서 생겨났고, 한국의 사회 정치현상을 분석하는 데에는 해방 후부터 한국정부 수립기간까지의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박사학위논문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년에 가까운 기간을 분단과정과 한국정부 수립에 대한 연구에 바쳐왔다”고 말했다.

또한 김 나탈리아 교수는 “해방정국 당시에 좌파와 우파에서 중도파를 적극적으로 포용하여 민족통합의 길로 나아갔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한 결과 중도파가 설 자리가 없어졌고 남과 북에 각기 좌와 우로 지나치게 치우진 정치경제 체제가 들어서게 됐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김 교수의 남편은 전 모스크바한인회장인 김원일 박사다. 부부는 모스크바대학 기숙사시절에 함께 공부했다. 김원일 박사는 모스크바에서 유학을 마친 후 사업을 했으며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 김 나탈리아 교수와 김원일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