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태국 전문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인터넷여행사를 운영하는 설 대표는 태국 내 한인 업체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여행 콘텐츠 및 홈페이지 운영방식 등에서 업계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오고 있었다.

특히, 설 대표의 여행사는 동종업계에서 최초로 회원들의 홈페이지 내에서의 활동 등에 따라 마일리지를 차등 지급하는 포인트 적립제도를 도입했는데, 많은 후발 주자들이 이러한 마일리지 규정의 일부를 무단으로 복제하거나 수정하여 사용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이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던 중 그 정도가 심하다고 생각한 한 업체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에 따른 형사고소와 민사 손해배상청구를 하고 싶다며 변호사의 도움을 받고자 필자를 찾아왔다.

내용인 즉 후발업체를 운영하던 A씨는 마일리지 규정 전부를 아무런 양해도 없이 무단으로 복제하여 자신의 홈페이지에 동일하게 게시했고 이에 설 대표는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 사용금지를 요청하고 경고를 했지만 적절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설 대표는 자신의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에 반하여 무단으로 이용한 A씨에 대하여 처음에는 이메일을 통하여 사과만을 요구했으나 A씨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설 대표는 형사고소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해야겠다고 말했다.

우선 아무런 양해도 없이 인터넷 여행사의 여행 콘텐츠 및 홈페이지 운영방식 등을 그대로 복제하여 사용한 것은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판례는 “인터넷홈페이지도 그 구성형식,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있어 창작성이 있는 경우에는 이른바 편집저작물에 해당하여 독자적인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면서 “그 상품정보 등의 구성형식이나 배열, 서비스 메뉴의 구성 등은 편집저작물로 볼 수도 있다”고 한 바 있다.(서울지방법원 2003. 8. 19.선고 2003카합1713결정)

그리고 편집물이 저작물로서 보호받기 위한 요건인 ‘창작성’ 및 그 정도에 관하여 판례는 “그 창작성은 작품이 저자 자신의 작품으로서 남의 것을 복제한 것이 아니라는 것과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있는 것을 의미하므로,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는 성질의 것이라면 거기에 창작성이 있다고 할 수 없으나, 반드시 작품의 수준이 높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는 정도의 최소한의 창작성이 있다면 족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9. 6. 25.선고 2008도11985 판결)

그런데 일반적으로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는 저작권법에 따라 위와 같은 배타적인 권리로 인정되지 않는 한 제3자가 이를 이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자유이므로 인터넷홈페이지 콘텐츠의 무단 사용에 대하여 저작권법 위반으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고 할 것이다.

본 사건에서도 설 대표의 마일리지 규정자체가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불법행위가 성립되는 경우도 있는데 판례는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작권 등 법률에 정해진 엄밀한 의미에서의 권리가 침해됐을 경우에 한하지 않고,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이 위법하게 침해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콘텐츠 무단 도용에 대한 유혹은 끊임없이 일어나며 특히 작은 규모의 업체들일수록 그런 유혹은 뿌리치기 힘듭니다. 웹페이지의 사용자 환경에 대한 법적보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나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웹페이지의 사용자 환경을 개발한 사업자들의 이익을 보호할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필자소개
조상규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 법학박사, 금융 MBA, 변리사
경희대관광대학원·방송통신대·동아대로스쿨 겸임교수
기재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평가위원, 행자부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단 평가위원
SBS 자문변호사, 예술의 전당 전문위원,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