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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주중한국대사관, 방문객 휴대폰 꼭 빼앗아야 하나?
김장수 대사 "방문객은 휴대폰 들고 못들어온다" ...정문 지키는 중국 공안에 맡겨야
2015년 09월 20일 (일) 03:09:30 이종환 기자 stonevalley@naver.com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최근 북경에 있는 주중한국대사관에 들렀다가 당황스런 일을 겪었다. 문 입구에서 두 차례나 신분증 제시를 요구 받은 뒤 이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나 싶었는데, 경비실 직원이 내 휴대폰을 달라는 것이었다. 휴대폰을 자기한테 맡겨야지, 갖고 대사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얘기였다.

급한 전화가 올 데가 있다고 해도 그는 안 된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그는 휴대폰을 경비실에 맡기도록 한 것은 한국대사관이 정한 규정이라면서, 자기는 그저 따를 뿐이라고 했다. 마침 기자를 마중나온 대사관 직원도 내가 휴대폰을 맡기려 하지 않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주중대사관으로 휴대폰을 들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것은 김장수 주중대사가 부임하면서 시작된 일이라고 한다. 대사관 보안을 강화하면서 그런 규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대사관 직원은 예외이고, 방문객에만 적용되는 규정이다.

주중대사관 측의 얘기로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녹음을 할 수 있어서라고 했다. 하지만 기대대로 보안관리가 될지는 의문스러웠다. 주중대사관 출입구에는 소지품을 검사하는 검색대가 없다. 방문객의 소지품을 뒤지거나 옷 속을 헤집어 보는 검사도 하지 않는다. 휴대폰이 있는가 묻고는, 있다면 맡기고 들어가라고 하는 것 뿐이다. 나아가 사진기나 녹음기 휴대는 금지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경비실에서 사진기나 녹음기를 갖고 있는지는 묻지 않았고, 기자의 사진기가방도 아무 제지 없이 그대로 통과됐으니 말이다.

요즘 휴대폰은 한시라도 몸에서 떼어놓기 어려운 생활이기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대사관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다. 나아가 주중대사관의 경비업무는 중국 무장경찰이 맡고 있다. 무장경찰은 중국 공안부 소속이다. 마음만 먹으면 우리 대사관을 찾는 사람들의 휴대폰 정보가 고스란히 중국 정부 손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집무하는 청와대조차 휴대폰 휴대를 금하지 않는다. 단지 휴대폰의 카메라 부분만 딱지로 가리고, 경내에서 사진을 찍지 말라고 당부할 뿐이다. 그리고 검색대도 설치해서 몰래 들고 들어가는 것도 막는다. 혹 김장수 대사가 대사관 정보보안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청와대처럼 해보면 어떨까? 굳이 대사관 구내로 휴대폰을 들이고 싶지 않다면, 청와대처럼 대사관 입구에 면회실을 만드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주중대사관을 찾는 사람들이 하루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대사관을 찾아 일을 볼 동안에도 외부에서 연락이 오거나 연락할 일이 있을 것인데, 그들에게서 휴대폰을 잠시라도 빼앗는 게 바람직한 일일까? 혹 김대사가 비즈니스 경험이 없어서, 휴대폰의 순기능보다 ‘스파이 역할’의 역기능을 더 중시한 것은 아닐까? 주중대사관을 빠져나오면서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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