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박정연 해외기자

오늘밤 7시30분(한국시각), 한국인 이태훈 감독이 이끄는 캄보디아 축구국가대표팀이 아시아 최강으로 손꼽히는 강적 일본과 일본 사이타마현 경기장에서 러시아 월드컵 E조 2차예선 경기를 치른다.

피파랭킹 180위 약체 캄보디아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2차 예선에 오른 것은 캄보디아 축구사상 처음이다. 그 덕분에 지난번 예선경기에는 6만명이 넘는 관객들이 몰려들었다.

캄보디아팀이 지난 반세기동안 일본과 치른 A매치 경기는 단 2번에 불과하다. 지난 1964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메르데카컵에 처음 만나, 일본에 4-0 완패를 당한 바 있으며, 1970년 제 6회 아시안컵에서 1-0 석패한 것이 그동안 남긴 양팀간 기록이다.

캄보디아축구는 지난 70년대 전반 킬링필드로 전국토가 초토화되기 바로 직전 반짝 전성기를 구가한 적이 있다. 1973년 서울운동장(이후 동대문운동장으로 개칭)에서 열린 제3회 박대통령컵에서 우리나라를 3위를 밀어제치고, 미얀마와 함께 공동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었다.

반면, 일본은 지난 6월 16일 열린 월드컵 E조 예선 홈팀 싱가폴과의 경기에서 충격적인 0-0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바히드 할리호지치 일본감독의 경질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 충격탓인지 약체 캄보디아와의 경기에서 완승을 거두기 위해 단단히 벼르는 모습이다. 심지어 유럽에서 활약중인 스타들까지 대거 불러들였다. 세계 정상급 선수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혼다(AC밀란)를 비롯해 카가와(도르트문트)와 나가토모(인터밀란), 오카자키(레스터시티), 하세베(프랑크푸르트) 등 이름만으로도 상대를 주눅들게 할 만한 유럽파 선수들이 대거 출동한다.

이에 대해 이태훈 캄보디아대표팀 감독은 담담하게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일본팀에 절대 주눅 들지 말고, 자신들이 가진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바란다”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축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양팀간의 실력차가 워낙 커 일본의 완승을 점치고 있지만, 축구에 관심이 많은 캄보디아 현지 우리 교민들은 한국인 감독이 이끄는 캄보디아 축구팀이 부디 선전해,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지 축구팬들의 관심과 열기는 더 뜨겁다. 오늘밤 경기를 앞두고 수도 프놈펜 시내 고급 까페와 레스토랑들도 축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참고로, 오늘밤 열리는 캄보디아-일본전 경기 심판으로는 김희곤 주심을 비롯, 전원 한국인 심판진들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