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상자위대자료관 1층에 있는 기념사진 촬영 장소

사세보의 해상자위대자료관을 찾기로 한 것은 사세보 역 앞에서 이뤄진 해상자위대 홍보행사 때문이었다.사세보 역은 한켠으로 항구와 연결돼 있다. 8월2일 기차에 내려 항구쪽 출구의 해안광장으로 나갔을 때 해상자위대의 홍보행사는 막 끝나려 하고 있었다. 미사일을 적재한 자위대 군함이 항구에 정박해 행사에 사용한 설비들을 함대 안으로 옮겨 싣는 중이었다.

사세보는 일본 서쪽의 핵심적인 해군기지로, 미군기지도 있다. 사세보는 행정구역으로 나가사키현에 속하며, 민단 지부도 설치돼 있다.

“사진 촬영은 안됩니다” 해상자위대자료관에 들어서자 입구에서 이런 멘트와 함께 관람수칙을 담은 안내문을 건넸다. 관람은 7층 영상실로부터 아래로 내려가면서 보는 방식이었다. 영상은 해상자위대대원의 하루 일과를 담은 내용이었다. 

6층 전시실은 도쿠가와 막부 말기 및 개항을 전후한 시기의 상황이었다. 당시 도쿠카와 막부도 거듭 해안봉쇄령을 내리면서 일본의 빗장을 닫아놓고자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페리제독이 몰고온 흑선에 못이겨 결국 개항을 하게 되고, 근대 일본으로 나아가는 길을 걷게 된다. 이와 함께 사세보에는 해군진수부가 설치돼 군항으로 변신했으며, 나중에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도고 헤이하치로도 사세보에서 제7대 진수부 장관을 지냈다.

5층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으로 꾸며져 있었다. 일본은 청나라 해군을 기습공격해 청일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러시아 극동함대까지 격파해 아시아의 새로운 강자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두 전쟁 당시의 전함 사진과 해전도 옆으로 별연관성 없는 흥선대원군과 민황후의 사진도 전시돼 있었다.

4층에는 태평양전쟁이 소개돼 있었다. 특히 태평양 전쟁 원인과 패전 원인을 설명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태평양전쟁을 어떻게 보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길어지는 중일전쟁을 타개하고 동남아시아의 자원 획득을 목적으로 1940년 일본군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에 진주를 시작했다. 동남아시아는 미 영 네덜란드의 권익이 집중돼 있어 미국은 철강에 이어 석유 수출금지로 대항했다. 이에 일본은 연합군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자료관은 '태평양전쟁-그 원인과 구조’를 이렇게 소개했다. ‘침략’은 ‘진주’로 포장돼 있었다. 저으기 실망스러웠다. 이어 ‘패전배경’에 대해서는 이렇게 소개했다.

“서전에서 승리를 계속했으나 미드웨이해전 때부터 기세가 꺾였다. 거듭된 승리로 인해 정신력이 느슨해지고 물러졌으며, 국민총력전에 대한 인식부족, 육해군 대립, 해상운송 경시 등 많은 결함을 노출했다. 장병들은 분투했으나 결국 패전을 막지 못했다.”

3층과 2층은 ‘해상자위대’에 대해서였다. 해상 자위대는 ‘실효적인 억지력 및 대처’ ‘아시아태평지역 안전보장 환경 안정화’ ‘글로벌 안전보장환경 개선’을 축으로 ‘움직이는 방위력을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해상자위대는 또 호위함대와 항공대, 잠수함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는 소개도 있었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1층 매점에서 눈길을 끈 것은 '해상자위대 카레'였다. 이지스함에서 먹는다는 '이지스카레'를 비롯해 다양한 함대 브랜드를 단 카레 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우리 해군도 이런 관광제품들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돌아나오는 길에 든 생각이었다. (*본 기사는 수림외어전문학교와 김희수현창회의 협찬으로 제작되었음)
 

▲ 사세보항에서 홍보활동 중인 일본해상자위대

▲ 홍보활동 장비들을 실은 해상자위대의 미사일함

▲ 사세보 해상자위대자료관

▲ 이지스함 카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