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해에 있는 A교민회사의 B대리는 최근 외국 거래처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상해에 소재한 은행계좌로 물품대금을 입금하라는 내용이었다. 20만 위안, 한국 돈으로 3,600만원을 송금한 그는 뒤늦게 해커에게 당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프리카 해커가 거래처와 B대리의 이메일을 해킹했고, 상해 소재 은행계좌로 대금을 송금하도록 꾸민 것. 계좌확인 결과 B대리가 보낸 돈은 이미 인출된 상태. 설상가상 중국 공안은 사건발생지가 중국이 아니라 신고를 접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상해한국총영사관은 최근 중국에서 중소기업 이메일 해킹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 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이메일 해킹을 통해 거래내역 등을 파악한 뒤, 거래처를 사칭해 무역대금 송금을 요구하는 신종 금융사기 수법인 ‘스피어피싱’(Spear-phishing)가 속출하고 있다고 총영사관은 전했다.

C회사 D사장도 스피어피싱을 당했다. 해외수출상으로부터 수입대금 19만 달러를 입금하라는 이메일을 받고 상해 소재 은행계좌로 송금을 해 준 것. 법인명과 계좌소유주 이름이 달랐지만 장기간 거래한 회사이기에 새로 바뀐 계좌로 생각했다. 얼마 후 거래처에서 입금이 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해당은행에 확인한 결과, 대금은 이미 전액 인출된 상황이었다.

총영사관은 해커들은 국내수출업자나 수입업자의 이메일을 해킹해 평소 거래내역 등을 파악한 후, 유사한 이메일을 보내 다른 해외계좌로 송금을 요청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면서, △이메일 암호 수시 변경 △백신프로그램 업데이트 등 PC보안 강화 △해외IP의 로그인차단 기능 설정 △전화, 팩스를 통해 상대방 은행계좌 재확인 △현금지불(T/T)에서 신용장(L/C)으로 결제방식 변경 △피해발생시 즉시 경찰에 신고할 것 등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