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교민사회의 골칫거리였던 조직폭력배 ‘봉천동 식구파’를 한국인터폴이 검거했다고 경찰청이 7월9일 밝혔다.

필리핀은 7,000여개 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로, 교민들이 많고 물가도 싸서, 국외 도피사범들이 선호하는 도피국 중 하나다. 봉천동 식구파는 서울 봉천동 일대에서 활동하던 폭력조직 봉천동 사거리파와 현대시장 조직원들을 통합한 조직폭력배다.

이들은 2005년부터 10년까지 불법주유소 운영을 하면서 유사석유 판매 등 1,000억 원대 각종 이권에 개입하다가 2011년부터 필리핀으로 건너갔다. 필리핀에서 이들은 카지노에 관광객을 데리고 와 수수료를 받으며 생활을 했고, 교민과 관광객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르거나 범죄를 저질렀다.

경찰청은 이들을 소탕하기 위해 지난 4월 필리핀 이민청장을 만나 이민청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특히 한국인 대상 범죄를 전담하는 필리핀 코리안데스크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 현지에 파견된 경찰청 인터폴과 서울청 인터폴추척팀이 압박을 하자, 두목 A가 자수했다.

또한 부두목B의 은신처를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세부 쪽에서 100Km 가량 떨어진 레이테 섬에서 그를 검거했다. 필리핀 교민사회의 골칫거리였던 조직폭력배를 검거하자, 김근한 필리핀한인총연합회장은 “이번 검거작전으로 필리핀 교민사회가 범죄로부터 안전해졌다. 조직폭력배들이 더 이상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2007년부터 12년까지 한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각종 사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현지 치안시스템이 부족하고, 불법유통 총기류(110만 정 추정)가 만연돼 있기 때문으로, 한국 조직폭력배들의 존재는 항상 필리핀 교민사회의 불안요소였다. 우리경찰이 해외에 직접 나가 외국 법집행기관과 합동으로 검거한 것은 경찰청이 설립된 이래 최초의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