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공태 단장과 유흥수 대사가 재일학도의용군 충혼비 앞에서 헌화하고 있다.

재일민단(단장 오공태)의 현충일 기념행사는 민단중앙이 입주해있는 동경 아자부의 한국중앙회관 건물앞의 충혼비에 헌화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6월6일 오전 10시45분 오공태 단장과 유흥수 주일대사가 차례로 도착하면서 충혼비에 대한 헌화의식이 거행됐다.

태극마크가 그려진 충혼비 양쪽으로는 각기 비석이 하나씩 더 서있다. 인천상륙작전과 서부 중부전선 전사자 명단을 담은 비석 아래로는 “조국을 구하려고 현해탄을 건너가 목숨을 바친 젊은이들이여, 조국의 따뜻한 품 안에서 고이 잠드시옵소서”라고 쓴 비문이 적혀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비석에는 장진호전투 전사자 명단이 빽빽이 적혀있다. 

장진호전투 전사자 비석 옆으로 또 하나의 비석이 있다. ‘재일청년학도의용군 한국동란 참전기념비’가 그것이다. 이 비의 비문은 다음과 같이 돼 있었다.

“1950년 6월25일 북한 공산군의 불법 남침으로 인하여 조국의 흥망성쇠가 백척간두에 놓여있을 때 재일청년학도들은 북괴의 만행에 의분을 금치못하여 재일청년학도들은 조국과 민족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일본 전역에서 학업과 생업을 버리고 자진하여 의용군으로 모여든 642명은 미국 맥아더 장군 휘하의 연합군에 입대하여 동년 9월15일 연합군과 더불어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하였다. 어허 장하도다. 9월15일 청년학도들, 우리 의용군은 수도 서울탈환작전을 비롯한 압록강과 두만강에 이르는 북진작전에 참여하여 북한전역의 치열한 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으며, 전사자 52명, 행방불명자 83명 계 135명의 거룩한 생명을 조국에 바쳤도다(후략)”

오공태 단장과 유흥수 대사, 육해공무관, 재일본재향군인회 등 관계자들은 건물앞 충혼비에서 짧은 헌화식을 가진 후 한국중앙회관 8층에 마련된 현충일 행사장으로 향했다. 기념식은 11시 정각에 국민의례와 함께 진행됐다.

먼저 검은색 넥타이를 맨 오공태 단장이 노란색 꽃으로 뒤덮인 단상에 하얀국화를 헌화하고는 “애국심 하나로 총탄을 무릅쓰고 전장에 나가 산화한 재일학도 135명의 명복을 빈다”며 추도사를 했다. 오단장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던진 선열들의 용기와 희생을 되새기고자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재일학도의용군 135명 호국영령의 이름을 담은 충혼비를 작년에 한국중앙회관 건물앞에 세워서 그간 대행사에 봉안한 위패는 올해를 끝으로 없애게 됐다”고 소개했다. 오단장은 또 “호국영령이 지키려 했던 것은 우리의 미래와 희망”이라면서 “그들의 용기와 희생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냈다”고 참여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이어 유흥수 대사가 헌화하고 기념사를 했다. 그는 "학도의용군으로 나가 싸운 호국영령들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재일동포는 2.8독립선언으로 3.1운동과 상해임시정부 수립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6.25가 일어나자 학도의용군으로 현해탄을 건너가 조국을 구하는데 헌신했으며, 이들의 희생이 오늘 조국의 번영과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고 치하했다.

이어 참가자들의 헌화의식이 차례로 진행됐다. 먼저 재일학도의용군으로 참여한 인사들과 유족들, 재일본재향군인회가 헌화를 했다. 이어 국방무관 및 육해공 무관이 헌화했으며, 재일민단 중앙과 지부 인사들이 뒤를 따랐다.

이날 행사는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해 희생한 135명의 위패를 모셔온 대행사(大行寺) 방문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현충식 행사에는 민단 중앙과 지방, 대사관, 각 단체에서 온 200여명의 인사들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