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변호사연합회가 최근 일본정부에 헤이트스피치 등 인종차별 시위의 철폐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일본변호사닷컴뉴스가 보도했다. 재일외국인을 배척하는 목소리가 일본사회에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현지인들로 구성된 변호사연합회가 이를 제지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연합회는 일본정부에 △인종차별 금지의 원칙 등을 정한 ‘기본법’의 제정 △인권침해의 구제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 인권기관’과 개인이 국제기구에 인권 구제를 요구하는 ‘개인통보 제도’의 창설을 요구했다.

연합회는 특히 헤이트스피치의 문제점에 대해 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이지만, 현행법으로 처벌하기 어려운 점을 꼽았다. 거리에서 조선인을 몰살하라고 외쳐도 조선학교 학생, 재일한국인 가게 주인 등 특정범위의 사람들을 위협한다고 볼 수 없다고 현행법은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 재일한국인이 다니는 학교와 재일한국인 다수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헤이트스피치 행진을 할 경우에만 현행법상 제재를 할 수 있다.

때문에 의견서는 ‘헤이트스피치를 공공연히 행하는 것이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념을 ‘기본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합회는 또한 개인이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가처분을 신청하는 것은 개인 부담이 크고 제소한 사람이 2차 피해를 받을 우려가 있어서 ‘단체’에 의한 제소를 인정하는 새로운 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민사상의 책임 추궁이나 국가기관의 권고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헤이트스피치 자체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합회 인권옹호위원회에서 헤이트스피치 검토 프로젝트팀의 좌장을 맡고 있는 카토 타카시(加藤高志) 변호사는 “우리 프로젝트 팀원들은 배외주의적인 시위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일치하고 있다”면서, “헤이트스피치를 어떻게 규제할 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입장이 있기 때문에 먼저 공적인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검토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