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방 재일대한체육회 전무이사. 수영선수 출신이다.

“4월11일 재일본대한체육회 총회가 열립니다. 동경의 민단중앙회관 8층에서 개최되는데, 전국 6개 지회와 14개 산하경기연맹이 참여합니다.” 

민단중앙회관 9층에 있는 재일본대한체육회(이하 체육회) 사무실을 들렀을 때 조정방 체육회 전무이사가 반갑게 맞으며 소개를 했다. 그는 수영선수 출신으로, 옷 밖으로도 팔과 다리가 굵고 건강하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막 이와테현에서 돌아왔습니다. 한일동계꿈나무교류행사가 있었거든요. 한국 중학생 동계스포츠 꿈나무 150명이 2월9일부터 15일까지 1주일간 이와테현을 교류방문했습니다. 우리도 가서 통역 등 지원을 했습니다”

일본중학생 동계꿈나무 150여명도 지난 1월 한국의 강원도를 방문했다고 한다.조 전무이사도 이때 함께 가서 한국을 안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한일간의 동계스포츠 청소년 교류가 올해로 13회째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재일대한체육회는 재일교포 3-4세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태극기를 달고 국제무대에 설수 있도록 차세대 꿈나무를 육성하고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그는 재일동포 3세 유도선수 안창림을 소개한 동아일보 신문을 펼쳐보였다. 

“귀화해라. 그래야 더 큰 무대에 나갈 수 있을 것 아니냐.” 2014년 12월29일자에 실린 동아일보의 기사는 이런 말로 시작했다. 아버지 안태범 씨(50)는 유도명문 쓰쿠바 대학에 입학한 아들에게 귀화 얘기를 꺼냈다고 했다. 유도를 곧잘 하면서도 국제대회에 나가지 못하는 아들을 위해 한 말이었다는 것.

그 말을 꺼내기까지 아버지가 얼마나 고민했을까? 일본에서는 한국인이라고 차별 받고, 한국에서는 ‘반쪽발이’라고 무시당하는 존재가 재일교포다. 하지만 모든 걸 감수하고 평생을 한국 국적으로 살아온 부모님이었다.

“저보다 못한 선수들이 일본 대표로 뛰는 걸 지켜보기만 했죠. 화가 나기보다는 어이가 없었어요. 그럴 땐 귀화 생각도 해 봤죠. 하지만 제 꿈을 위해 부모님을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아버지가 귀화 얘기를 꺼내셨을 때 마음을 굳혔습니다. 한국에 가기로.”

한국 용인대에 유학온 안창림은 지난해 11월 제주에서 열린 그랑프리 국제유도대회에서 73kg급에 출전해 화끈한 빗당겨치기로 우승을 거뒀다. 태극기를 달고 얻어낸 기쁨이었다. 안창림의 사례처럼 가슴에 태국기를 달고 국제무대에 서겠다는 꿈을 가진 재일동포 3-4세들이 적지 않다는 게 조정방 전무이사의 얘기. 재일대한체육회는 이같은 꿈나무들을 지원하는 일을 떠맡고 있다는 것이다.

“재일본대한체육회 최상영 회장님도 수영선수 국가대표 출신입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접영 선수로 뛰셨고, 조오련선수를 지도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만들기도 했지요.”

조정방 전무이사는 "재일대한체육회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재일동포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많이 내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재일동포 꿈나무들에 많은 관심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 최상영 재일대한체육회장. 수영 국가대표를 지냈으며, 조오련선수를 지도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만들기도 했다.

▲ 유도 국가대표 안창범 선수를 소개한 동아일보 기사. 안창범선수는 재일교포 3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