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재룡 동경민단지방본부 부단장

“제주도 감귤나무를 누가 가져다 심었는지 아시나요? 우리 민단입니다. 감귤나무는 한때 대학나무라고도 불렸어요. 감귤을 팔아 자녀를 대학에 보낸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지요.”

민단중앙회관 인근의 이자카야 아지도에서 만난 하재룡 민단동경지방본부 부단장의 말이다. 재일민단은 2월17일 동경 미나토구의 민단중앙회관 8층에서 제69회 정기중앙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하재룡 동경부단장도 이 행사에 참여했다가, 다른 중앙위원들과 함께 이자카야를 찾았던 것.

하 부단장은 “지금 한국은 민단의 민자도 모르는 것 같다”며 “민단의 역사를 모른 채 민단을 사단법인화 하라든지, 지원금을 이러쿵 저러쿵 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3.11 관동쓰나미 때도 민단은 한일관계를 위해 큰 일을 했어요. 당시 대한민국은 군함을 보내 물과 구급인력 등을 보내왔어요. 하지만 방사능이 유출되자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민단은 그때도 동포들 집집을 찾아다니며 피해를 확인하고 물품들을 전했습니다.”

당시 민단은 3억엔을 모아 재일동포 피해자와 일본인 피해자에 각기 절반씩 나눠서 지원했다고 한다. “민단에 동포 명부가 있었습니다. 그 주소와 전화번호로 후쿠시마와 이와테 등 피해지역 동포들의 집을 찾았어요. 물과 라면, 담요도 가져다 줬지요.”

이처럼 민단이 동포들을 살리고, 동포들에게 힘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일친선도 민단이라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이 같은 민단의 활동을 한국에서는 잘 모르는 것같다고 섭섭해했다. 그는 “사단법인화를 강요하고, 민단지원금을 지방으로 직접 교부하겠다는 것은 민단을 약화시키려 하는 못된 발상”이라면서, “민단의 본국과 동포사회에 대한 기여를 전혀 모르는데서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40년간 민단 생활을 했다는 그는 동경 미나토구에서 부동산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한국에 갔다가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국동란과 고난의 시기를 넘어서 모국이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느낌에 눈물이 난 것이지요. 일본도 전후 극심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하부단장은 아들과 딸 모두 한국 대학에 보냈다고 자랑했다.

▲ 김진 민단나가노지방본부 감찰위원장과 허재룡 민단동경지방본부 부단장(오른쪽)이 포즈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