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산하 세계보건기구(WHO) 캄보디아 대표로 일하고 있는 안동일 박사는 원래 호흡기분야 전문의였다. 과거 대한결핵협회 결핵전문가로 활동했던 그는 유엔기구 결핵분야 전문가 모집에 지원한 것을 계기로 20년째 세계 각국 저개발국가들을 누비고 있다. 그로부터 오늘날 캄보디아 보건환경실태와 더불어 WHO의 계획과 정책방향 등을 들었다.

- 세계 각국에서 활동한 것으로 안다. 그동안 어떤 국가에서 일을 해 왔는지...
“1995년 유엔기구에서 결핵전문가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해 지금에 이르게 됐다. 미국 유엔본부에서 처음 일을 했고, 필리핀 지역본부에서 10년간, 라오스에서 6년간 일했다. 지난해 3월 캄보디아로 부임하기 전까지 남태평양 피지와 주변섬 국가 등에서도 근무했다. 지금까지 20년간 유엔기구에서 일한 셈이다.”

- 세계보건기구가 캄보디아에서 주로 하는 역할은.
“정부의 보건관련 정책자문, 의료진 훈련, 각종 의료기술 교육을 지원한다. 보건기구는 보건당국 정책 자문, 역학조사 방법론을 제시, 조언 분석에 도움을 주며, 정책방향을 잡는데도 기여를 한다. 하지만, 직접 정부의 정책을 직접 실행하지는 않는다. 주로 보건과 관련된 정부자문, 정책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도록 기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보면 된다.”

- 캄보디아 대표의 주된 업무는 무엇인지.
“내가 하는 일은 넓은 의미의 공중보건행정업무다. 여러 나라를 다니며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가운데, 행정, 기획, 예산,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훈련시키고, 예산을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일들을 한다. 아시아개발은행 (ADB)등과도 협력을 통해 보건환경개선을 위해 예산을 지원토록 운영설계를 하기도 한다. 전체적인 매니지먼트 전략계획을 짜는 일도 주 업무 중 하나다.”

- 최근 캄보디아의 의료환경 수준을 평가한다면.
“이 나라는 전염병 질환에 의한 사망률과 각종 성인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거의 반반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이나 주요 선진국처럼 암이나, 심장질환, 고혈압 등 성인병 사망자보다 각종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훨씬 높은 편이다. 이 나라의 전형적인 사회질환들에는 에이즈와 말라리아, 결핵, 유아사망 등이 있는데 그 중 전염성 질환의 경우는 캄보디아정부가 중점관리하고 있다.”

참고로 작년 캄보디아 말라리아 사망자는 겨우 12명이었다. 지난 10년 전에 비해 매우 낮아진 수치다. 에이즈(AIDS) 역시 캄보디아 전체 HIV 보균자수는 대략 7~8만명 수준인데, 그 동안 해마다 3~4천명이 에이즈에 감염되었지만, 콘돔 등의 사용으로 근래에는 약 3~4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결핵 환자 비율은 물론이고, 모자(母子) 사망률도 10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준 상태다.

이는 캄보디아 정부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소아, 산모사망률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준다. 게다가 지난 10년 사이 의료의 질도 많이 향상됐고, 의료 인프라 환경도 많이 개선됐다.

- 끝으로 가족관계와 캄보디아 생활에 대해 설명해 달라.
“아내와 딸, 셋이서 함께 이 나라에 살고 있다. 딸아이는 현재 국제학교 영어교사로 재직 중이다. 아들은 한국에서 일한다. 과거 이웃나라인 라오스에서 근무하면서 캄보디아를 종종 온 적이 있는데 3~4년 사이 빠른 속도 발전한 것 같다. 주거지역에 편리한 각종 시설도 많아, 현지에서 생활하는 데는 아무런 불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