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을 떠나서 생활하는 교민들은 한국에서의 고유 명절에 더욱 더 고국에 대한 향수가 애잔하다. 대부분 이민 국가는 한국의 고유 명절과는 다르게 상이한 생활과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한국에서의 귀성 행렬과 명절 소식을 들을 때면 타국에 거주하는 동포들은 더욱 간절하게 고국을 생각하고 향수에 젖는다.

아르헨티나 교민 사회는 내년 2015년에 이민 50주년이 되며, 50년 동안 거주하는 교민이 약 3만 명에 이른다. 현재 아르헨티나가 디폴트에 빠져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가운데, 이번 추석 명절에 노인들이 이 모든 어려운 기운을 떨쳐 버릴만한 풍성한 추석맞이 잔치를 벌였다.

아르헨티나의 한인 노인회는 2013년 5월 1일부로 대한노인회 아르헨티나 지회로 대한노인회로부터 공식적으로 인가를 받아 활동하고 있다. 이곳 교민사회는 자체 노인회관을 갖고 있으며, 이곳에서 삶을 마감하면 한인들만의 공원묘지에서 영면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최범철 전 한인회장에 의하면 현재 한인 노인 인구는 3천600여명으로 추측되며, 현재 노인회에 가입하여 활동한 분들도 약 650명에 이른다.

이 노인회 아르헨티나 지회(회장 임만재)에서 한국의 추석 명절을 맞아 6일과 7일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풍족한 음식을 마련하고, 윷놀이 대회, 바둑 및 장기 대회 등을 개최하여 향수에 젖은 노인들이 친목을 도모하고 향수도 달래는 의미 있는 행사를 실시하여 많은 분들이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 임만재 회장

6일 행사에는 김선철, 최범철, 이흥철 등 전직 한인 회장은 물론 대사관에서 나와 축하를 했고, 이병환 한인회장, 이민 50주년 행사 위원장에 선출된 백창기 회장 그리고 장영철 50주년 이민사 발간 위원장 등이 함께 행사를 축하했다.

이 행사를 위해 대사관 그리고 한인 기독교 연합회는 물론 임만제 회장과 최범철 전 한인회장 등이 많은 지원을 했고, 한인회 이병환 회장과 임원, 이학선 영남향우회장, 박영희 호남향우회장 등 각 향우회, 오영식 대한체육회 아르헨티나 지부장, 백구자치회, 상연, 상공인 연합회 등 여러 단체장 등이 참석하고 지원했다. 또한 대부분의 경비를 교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지원하여 훌륭한 행사를 거뜬히 치를 수 있었다고, 노인회 고화준 사무총장과 이준식 행사 위원장이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젊은 교민들로 이루어진 ‘어르신을 존경하는 모임’이 거금을 지원 해주며 익명으로 처리해 달라고 하여 그들의 노인에 대한 존경과 배려에 교민 사회가 감동했다. 이러한 청년들이 있는가 하면, 노인회에서는 평소에 “노인들이 변해야 한인사회가 변한다”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노인들이 늘 새로운 세상에 맞추어 스스로 변할 것을 다짐하여 젊은이들에 대한 모범을 보이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 이병환 한인회장

행사에서는 각 대회에서 우승한 분들에게 상장과 상품으로 쌀을 시상했고, 참석한 모든 분들에게 추천권을 주어 푸짐한 상품을 선사하였다. 한편 아르헨티나 교민들은 크고 행사가 이어지는 데, 8월28일에는 백구자치회에서 교민은 물론 현지인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잔치를 벌인다고 조근태 백구자치회장이 알려왔다. 또한 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에서는 9월17일에는 국립 뚜꾸만 대학교 개교 100주년 행사에 우리의 고유 문화 사절단과 학자들이 참석할 것이라고 뚜꾸만 소재 채수경 회장이 소식을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