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9일 11시2분은 원자폭탄이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시간이다. 원자폭탄은 정확히 우라카미 천주교성당 위에 떨어졌다. 500미터 상공에서 폭파해 삽시간 나가사키를 3~4천도의 불구덩이로 만들었다.

원폭 투하 4km 밖 온도도 100도에 달했다. 최고 속도의 태풍보다 2배 이상 빠른 폭풍이 도시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미군은 원래 고쿠라 지역을 강타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흐려 제2후보지 나가사키로 항로를 바꾼 것입니다. 구름이 끼어 나가사키에서도 원폭 투하를 포기하려 했는데, 순간 날씨가 개었고 비극이 일어난 것이지요.”

마스부치 게이이치 일한친선협회 회장이 설명했다. 2월12일 오후, 나가사키 원폭자료관·기념관에서였다.원폭은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성당인 우라카미 천주교성당에 떨어졌다. 원폭의 특성상 투하 중심지에는 피해가 적었고 잔해가 남았다. 나가사키는 서양의 문물이 처음 들어온 곳이다. 일본은 참혹했던 역사의 순간들을 기억하기 위해서 원폭자료관을 만들었다.

“한국인 1만여명이 사망했습니다. 전체 나가사키 원폭 사망자는 7만여명이었습니다.” 나가사키에 앞서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다. 8월6일이었다.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진 시간은 우연히도 우리가 광복을 맞은 8월15일과 같은 8시15분이었다. 히로시마에서는 한국인 2만여명이 사망했다. 히로시마 전체 사망자는 14만명. 한국인 사망자는 나가사키 사망자 비율과 같은 7분의 1이었다. 조선소, 제강소, 전기 건설소에서 일한 한국인들이 사망했다.

“한국인들의 피해는 우리시대의 슬픈 역사입니다. 합일합병 이후 일본으로 온 아무 잘못 없는 한국인들이 희생된 것이지요.” 마스부치 회장은 일한친선협회가 한일 양국이 깊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문화교류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제1회 한일 미래공동체문화교류회가 이렇게 시작됐다. 한국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회원들이 일본 나가사키 원폭자료관을 방문했다. 3박4일간 진행되는 행사다. 재단은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국 주변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한반도 통일을 앞당기는 활동을 하는 단체.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회원 20여명은 13일에는 구마모토로 이동해 민간교류대표자들과 행사를 갖는다. 14일에는 구마모토현청에서 지사와 회담을 갖는다. 15일에는 후쿠오카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일본 방문은 일한친선협회의 도움으로 성사됐다.

전 몽골대사를 역임한 권영순 재단 고문, 가야금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유희정 가야금연주자협회 총무, 박재숙 전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와타나베 유한대학교 교수, 성은제 명지대 교수, 최성 남서울대학교 교수, 김영숙 송화미술관 관장, 김범수 대경한마음연합 회장, 스토리텔링 작가 김미경 전주대 교수, 유은경 재단 북경대표부 이사, 전 강릉영동대학교 총장인 장대성 한국항공경영학회 회장 등이 참여했다. 일행은 이날 나가사키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한참 동안 묵념을 했다.

이승률 회장은 “이런 역사적 아픔이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일 양국의 양식 있는 지도자들이 시대적 각성으로 한일관계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