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삿포로 K-POP 공연 계약서 중 계약금 용도 및 캐스팅 관련 조항

KBSN이 홋카이도 민단이 K-POP 행사비용으로 지불한 수억원을 임의로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민희 의원(민주당)은 1월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류확산의 중심으로서 역할 강화를 내세우고 있는 KBS의 계열사가 정작 재외동포단체와 한류확산 등을 위한 교류협력 사업을 진행하다 무산시킨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민희 의원실에 따르면, KBSN은 지난해 5월30일 재일대한민국민단 홋카이도지방본부(홋카이도 민단)와 ‘2012 K-POP Friendly Concert in Sapporo Dome’ 공연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홋카이도 민단이 행사 주최를 맡고, 출연료와 제작비 등 일체의 예산을 KBSN에 지원하기로 한 계약이었다. 계약에는 KBSN이 출연자 캐스팅, 방송기획·연출 등을 담당하기로 했다. 공연제작은 AMAX JAPAN이 맡기로 했다. KBS도 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홋카이도민단은 이 행사를 공익사업으로 추진하려 했다. 한일문화교류와 우호증진을 위한 사업이었다. 티켓을 무료로 판매할 계획이었다. 홋카이도 민단은 계약체결 다음날 5억5천만원을 KBSN에 송금했다. 하지만 KBSN은 출연자 섭외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홋카이도 민단 측이 잔금을 치르기로 한 6월말까지 민단 측이 요구한 아이돌 그룹 섭외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민단이 6번째로 요구한 한 팀만이 7월30일 출연확정 됐을 뿐이었다.

그러나 KBSN은 출연자 섭외일체를 공연기획사인 AMAX측에 맡기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최민희 의원실은 전했다. 결국 공연은 무산됐다고 했다. 정상적으로 준비할 수 없게 된 홋카이도 민단 측이 7월27일 KBSN과 AMAX 측에 계약행위를 중지할 것을 통보했던 것이었다.

▲ 2012년 5월30일 계약 체결식 사진. 왼쪽 김영국 KBSN 사장, 가운데는 임태수 홋카이도민단장(사진=최민희 의원실)

더 큰 문제는 다음에 발생했다. 홋카이도 민단이 한국에 들어와 이미 입금한 5억5천만원 반환 및 향후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출연료뿐만 아니라 접대비, 인건비, 섭외경비 등 각종비용이 집행되고 통장에는 1억3천865만원이 남아 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항목을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용했다는 게 민단의 주장이었다.  홋카이도민단에서는 계약파기의 책임을 묻고 전액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AMAX 계좌에 남아 있던 1억3865만원만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BSN의 이 같은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임태수 홋카이도민단장은 “민단에 경제적 손실을 입혔을 뿐 아니라 위상과 신뢰에 큰 흠결을 냈다”고 밝혔다. 홋카이도 민단은 이 같은 문제를 알리고 해결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은 “KBSN이 이 사업을 위해 재외동포단체로부터 거액을 지원받았는데, 자신들의 잘못으로 계약이 취소됐음에도 이를 변상하기는커녕 제대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KBS가 비록 계열사의 일이긴 하지만 정작 재외동포에게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지금이라도 진실하게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 KBSN이 내부 보고자료에서 자신의 귀책사항을 정리한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