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 온 이유는 재일동포들을 도와주기 위해서입니다. 오공태 민단 단장의 요청도 있었습니다. 한일관계를 생각할 때 여기에 있는 동포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11월16일 오전, 도쿄 아카사카 리츠칼튼 호텔. 김무성 국회의원이 홍재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의 말을 이었다. 이날 10시부터는 ‘동북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한일 우호협력’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이 열릴 예정이었는데, 심포지엄에 앞서 기자간담회가 마련된 것이었다.

박남수 천도교 교령, 고산문화재단 이사장 영담스님 등 종교게 지도자들과 새누리당 원유철 박대출 의원, 민주당 김재윤 의원 등 국회의원들은 일본 측 국회의원들이 참석하기로 한 약속을 번복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 지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대회 명예대회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은 “한일관계의 냉각기가 길어짐에 따라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재일동포다. 한국 일본 시민단체와 종교계와 더불어 국내 정치인들도 한일문제를 푸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 한일평화심포지엄’이 11월1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도쿄 히비야 재팬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범시민사회단체연합(공동대표 이갑산),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대표 유경의), 재일본대한민국민단(단장 오공태), 국립한경대학교(총장 태범석)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였다.

국내 시민단체, 학계, 종교계 지도자들이 냉각기를 겪고 있는 한일관계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재일민단 오공태 단장, 이옥순 재일본한국인연합회장, 태범석 국립한경대 총장, 유경희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대표, 정길생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사장, 이명희 공주대 교수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56명의 NGO 및 종교계 지도자가 참석했다고 이갑산 공동대표는 설명했다.

일본 측에서는 야수오 요시스케 전교토통신 편집위원장, 나가노 신이치로 동아시아 정경아카데미 대표, 노부유키 아시아 창가학회회의 청년위원장 등 시민단체 대표들과 고히끼 아끼라 참의원이 참석했다. 당초 행사는 양국 학계가 한일관계에 대한 새로운 진전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가 양국 종교계, NGO 지도자들도 참여의사를 밝히며 규모가 확장됐다. 그리고 국내 국회의원들까지 이 행사를 격려하기 위해 참석한 것이다.

오공태 민단 단장은 대회사에서 “한일관계가 국교정상화 이래 최악의 상황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부디 이번 심포지엄이 한일 쌍방의 응어리를 풀고, 서로의 마음을 끌어 모아 양국 모두에게 의의 있는 행사가 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은 “머지않아 동북아 유니온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제한 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동북아 공동 역사연구를 민간차원에서 적극 검토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히끼 아끼라 참의원은 “역사를 다시 바꿀 수는 없지만 역사를 직시할 수는 있다. 역사에 대한 성실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국제심포지엄이 마련됐다. 이종원 와세다대학 교수, 배정호 통일연구원 위원, 기미야 타다시 도쿄대학 교수,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다카하라 아카오 도쿄대학 교수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한·일협력’이라는 주제로 발제와 토론을 벌였다. 특히 배정호 통일연구원 위원은 한·일 양국의 시민사회 네트워크 구축사업으로서 동아시아 평화·번영을 위한 ‘1천만 서명운동’을 전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한일관계를 악화시키는 정치인들의 발언을 막고 양국 국민이 소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이어 오후 4시에는 범시민사회단체연합,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일본지부 발기인 대회가 진행됐다. 김충환 의원의 특별강연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