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주 파독 광부·간호사 수백 명을 국내에 초청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사기 의혹을 불러일으킨 ‘정수코리아’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봉사활동과 국외동포 지원 사업’을 내세운 민간단체 정수코리아는 독일·캐나다 등지에 거주중인 파독 광부·간호사 등 224명을 모집해 10월23일부터 30일까지 7박8일 일정의 ‘광부·간호사 파독 50주년 기념 고국방문 행사’를 추진했다.

정수코리아 측은 청와대 방문, 김문수 경기지사 오찬, 박맹우 울산시장 오찬 등의 일정을 계획했지만, 실상은 섭외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숙박시설 역시 준비되지 않아 파행을 빚었다. 정수코리아 측은 자금사정으로 인해 행사 준비가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9월말부터 알고 있었지만, 행사를 강행하면서 초청한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에게 그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10월25일부터 총리실에서 이 행사를 넘겨받아 주관하고 있으며, 한국관광공사는 행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상태다.

정수코리아 측은 외교부 등 정부기관과 새누리당, 대기업 등에 지원과 후원 등을 거절당했지만 이를 알리지 않고 무리하게 행사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정수코리아 측은 모종교단체로부터 5억 원 여 상당의 후원을 받기로 했지만, 갑자기 취소되며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했지만, 종교단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정수코리아 수사의 쟁점은 사기 또는 횡령 혐의를 밝히는 것”이라며 “이들이 청와대와의 관계 등을 사칭해 후원자·참여자를 모은 정황은 못 찾았다”고 일부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경찰은 9월27일 정수코리아 김문희 회장의 서울 은평구 자택과 영등포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김 회장을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 소환 조사하고 있다. 또 29일 출금금지 조치를 취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업계획서 등 관련 서류를 면밀히 검토한 뒤 불법 사항이 있는지 판단해 김 회장 등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수코리아 총무 조모(60·여) 씨도 불러 5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씨는 행사 참가자들의 배우자들로부터 후원비 조로 1인당 1000달러 가량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총무는 실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