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한인사회에서 또 다시 두개의 스페인한인총연합회가 출범한 모양이다. 최근 본지에 스페인총연 신임회장 당선을 알리는 두 개의 이메일이 전달돼 왔기 때문이다.

먼저 온 것은 최관성 제16대 까딸루냐교민회장의 메일이었다. 그는 1월27일 ‘재스페인한인회총연합회 제28대 김영기 회장 선출’이라는 제목의 이메일과 함께 총회 사진을 전해왔다. 이 메일은 스페인한인, 스페인왕국대한민국대사관, 재외동포재단, 유로저널, 조선일보, 동아일보, 민주평통자문위원 등에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일에 따르면, 스페인한인총연은 2013년도 정기총회를 1월26일 마드리드 소재 Amura 호텔에서 열고 제28대 회장에 김영기씨를 선출했다. 정기총회에서는 지방한인회 대의원들 중 9명이 위임장을 전달했고, 직접선거에 21명이 참가해 총 30명이 투표했다. 그 결과 김영기씨가 만장일치인 30표를 얻어, 이길수씨를 눌렀다고 했다. 그리고 이틀 뒤인 29일 이 선거 선관위원장인 이선재씨로부터도 같은 내용의 메일이 PDF형식으로 본지에 도착했다. 

이후 또 하나의 메일이 본지에 왔다. 1월30일자 이메일이었다.  ‘2013 제28대 스페인한인총연합회 정기총회 결과보고의 건’이라는 제목이었다. 보낸 이는 스페인한인총연합회 분규수습위원회. 본지뿐만 아니라 주스페인대한민국대사관, 유럽한인총연합회, 재외동포재단에도 전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이에 따르면, 스페인한인총연합회 분규수습위원회는 1월26일 제28대 정기총회를 실시했다. 총회에는 총 41명의 대의원 중 24명의 대의원들과 다수의 참관인들이 참석했으며 이선재 선거관리위원장을 대신해 이병민 수석위원이 회의를 진행했다.

분규수습위원회는 “재스페인한인총연합회장을 선출함에 있어 이미 등록을 한 두 후보자의 공약을 듣고 선거를 치러야 함이 마땅하나 정기총회 전 불미스런 일들이 있어 김영기 후보는 회의장에 불참하게 되어 이길수 후보자에 대한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이길수 후보가 24명의 찬성(7명의 위임장 포함)으로 신임회장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결국 같은 날인 1월26일 김영기 회장과 이길수회장이란 두명의 스페인총연회장이 각기 다른 단체에서 선출된 것이다. 후보는 양쪽 다 김영기, 이길수씨. 그런데 한측은 김영기씨를, 한측은 이길수씨를 당선시킨 것이다. 먼저 온 이메일의 내용에 따르면, 선관위원장을 이선재씨가 맡았다. 나중에 온 이메일을 보면 분규수습위원회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이선재 선관위원장을 대신해 이병민 수석위원이 회의를 진행했다고 했다. 이렇게 보면 선관위원장도  동일인이다.

스페인총연은 지난 2년 동안 두개의 총연 회장이 선출되면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사실 27일 전달된 이메일을 보고도 바로 기사를 쓰지 못한 것은  이같은 우려 때문이었다. 사실 확인을 위해 스페인에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 한 교민은 지난 2년의 갈등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은 “스페인은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인사회도 해 나가야할 행사와 사업들이 많지만 두개로 나눠진 총연의 갈등으로 새로운 사업이 진행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누가 옳건  간에 스페인 교민사회는 똑같은 데쟈뷰 현상을 거치고 있지 않을까?

▲ 최관성 제16대 까딸루냐교민회장으로부터 전달된 사진

▲ 분규수습위원회로부터 전달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