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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민단, 50년역사 '한상련' 이름 못쓰게 되다니...
최종태 박충홍씨가 선점...계속 쓰면 하루 10만엔 벌금
2012년 09월 13일 (목) 14:00:55 이종환 기자 stonevalley@naver.com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연변자치주 성립 60주년 기념식 참가차 연길에 갔다가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다.

한국의 쿠쿠밥솥이 중국으로 진출할 때 ‘쿠쿠’라는 이름을 누가 먼저 등록해서 되찾는데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한국 쿠쿠는 결국 중국돈 50만위안(우리돈 8천만원 상당)을 상표권을 가진 중국 한족한테 주고, 이름 사용권을 회복했다는 얘기였다.산동의 한 중국인은 ‘아줌마’라는 한국이름을 상표등록했다가 이를 한국 정수기회사에 팔아서 빌딩도 샀다고 했다.

이 얘기를 해준 사람은 연변조선족전통요리협회 김순옥 회장이었다. 그는 원래 법조인으로 지금도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이 때문에 중국에서의 상표등록과 같은 법적인 문제에 대해 훤하다. 그 자신도 ‘진달래’ ‘이조’ ‘평양김치’ 등 이름을 등록해 상표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상표법에는 국제표준이 있다고 한다. 외식업은 43류에 속하고, 그중 김치는 29번이다. 중국이나 한국이나 같은 번호로 분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금강산김치’라고 중국에 상표등록을 하면, 한국기업이 중국에서 그 이름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얘기였다. 김치류에 관해서는 금강산이라는 상표를 먼저 등록한 사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가 상표 등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 연변자치주 성립 50주년때였다. 진달래는 연변의 주화(州花)다. 연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자 조선족 동포의 상징이기도 하다.  연변자치주 50주년 기념식을 전후해 연변의 진달래가 중국 전역에 알려지면서 사천성의 류즈둥이라는 사람이 진달래상표를 40개나 등록했다는 내용이 신문에 실렸다고 한다. 40개 분야에 진달래를 자신의 상표로 등록했다는 것이다.가령 자동차 호텔 등에 진달래를 등록했다면 남이 쓰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 뉴스를 보고 김 회장도 외식분류에서는 자신이 바로 ‘진달래’ 상표를 등록했다고 한다. 중국 사람이 진달래나 금강산 등 우리 상표를 선점하는 것을 막기위해서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상표가 무형자산이라고 했다.

최근 일본의 민단사태를 보면서 연변의 상표얘기를 떠올렸다. 민단 산하에 있던 재일상공회의소가 지금 두파로 갈라져 있다. 한 파는 말하자면 '독립파'다. 민단 산하에서 떨어져 나와 사단법인을 세우면서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하지만 전부터 사용해오던  ‘재일한국상공회의소’라는 이름을 차지했다. 일본 정부에 먼저 등록한 것이다.

민단은 당황한 끝에 독립파를 제명하고,  다수파로 하여금 재일한인상공회의소를  다시 꾸리도록 했다. 민단의 한상련 직할 조치다. 현재 세(勢)는 민단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하지만 재일한국상공회의소라는 이름의 상표권은 독립파가 차지해버렸다. 일본 정부에 먼저 등록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바람에 민단은 50년 역사의 이름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최종태 씨 등 독립파는 민단이 상공회의소 이름을 사용하면 하루 10만엔의 벌금을 물도록 하는 법원 판결도 받아냈다.

민단을 흔든 이들을 나중에 민단사(史)는 어떻게 평가할까? 결코 좋게 기록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민단도 허를 찔렸다. 잃어서는 안될 것을 빼앗겼다. 재일민단은  혹여 60여년 역사의 ‘민단’ 이름은 탈이 나지 않을지 이제라도 빨리 챙겨보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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