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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중국 연변 그리고, 동포사회를 말한다
2010년 08월 17일 (화) 18:11:08 특별취재팀 webmaster@worldkorean.net

연변의 TV에서는 중국 국무원 통지가 톱뉴스로 보도되고 있었다.

‘니석류(泥石流)’라는 산사태로 인해 중국 서부지역인 감숙성 저우취(舟曲) 에서 1천여명이 사망하고, 8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며, 8.15일을 국가 애도일로 지정하고, 정부 각기관과 해외의 중국공관들은 국기인 오성홍기를 모두 반기로 걸 것이라고 보도했다.

8.15는 우리의 광복절.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날을 특별한 날로 기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연변의 우리 동포들은 이날을 ‘노인절’이라는 이름으로 기념하면서, 빛을 다시 찾은 날의 기쁨을 잊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주도인 연길을 찾은 것은 13일. LA한인축제조직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연변조선족전통요리협회(회장 김순옥)를 LA 한인축제에 참가시키는 일을 상의하는 한편, 중국의 대표적인 조선족 네트워크 사이트인 조글로(조선족글로벌네트워크, www.zoglo.net)와 업무제휴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연변에서 정부 행사를 도맡아 하는 아리랑매체의 박준덕회장이 본지의 이번 일을 적극 도와 연변행이 성사된 것이었다. 박회장은 연변지역 청년 기업인들로 구성된 조글로CEO클럽의 회장을 맡고 있기도 했다.
도착한 날 저녁 김순옥 연변조선족전통요리협회 회장과 LA한인축제 참여에 대해 논의했다.

   
 
김순옥 회장은 전에 판사와 검사를 지낸 중국 법조인 출신. 우리 전통음식이 중국에서 공통기준과 규격이 없다는 점에 주목해 우리 식품의 기준과 규격을 만드는 일에서부터, 우리 전통식품을 보존하고 중국을 비롯해 각지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자는 취지에서 전통요리협회를 만들어 활약하고 있다.

이 모임에는 연변의 대표적인 우리 음식점인 코스모 김송월 사장, 연성뚝배기 허향순 사장, 뉴코아 강정옥사장 등과 떡과 김치 등 우리 식품을 제조하는 천선복식품의 임선희 사장 등 연변지역의 식품 및 요식업체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전통요리협회는 2006년 7월 창립이래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큰 족적을 남기고 있다는 게 주변의 평.
연변방송과 중국중앙방송에 우리 음식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고정으로 내보내고 있는가 하면, <조선족 전통료리> <조선족 전통김치> 등 출판물을 통해 우리 식문화의 원형과 뿌리를 찾아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한식조리사 인증제도 도입을 위해 ‘조리사 기능감정표준’을 만들어 노동부에 신청해 현재 비준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한국에서 열린 세계관광음식박람회 및 국제요리경연대회에 우리 회원 21명치 참가해서 단체라이브경연부문에서 금메달을 땄어요. 이어 6월에는 상해엑스포에 회원 48명이 참가해 중화미식거리에서 연변전통음식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김순옥 회장은 7월초에 심양에서 열린 중국글로벌한상대회에도 회원들을 이끌고 참석해 한식세계화축제 프로그램에서 김치만들기 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회장은 이번 LA한인축제에도 약 20명의 인원으로 참가해 연변음식을 위주로 한 전통음식을 선보일 예정.

연길방문 이튿날에는 연변조선족전통요리협회 부회장 김송월 사장이 경영하는 코스모의 전통문화체험관을 방문했다. 모자를 닮았다는 연길의 명산 모아산에 위치한 코스모는 지상 5층의 건물로, 1층부터 4층까지를 음식점, 맨윗층은 호텔로 쓰고 있다.

2008년에 개관한 이 건물은 대지 6천평방미터에 건평 1만5천평방미터로 한꺼번에 1천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초대형 고급 음식점이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우리집을 방문했어요. 백두산을 찾거나 각종 행사에 참여한 중국 분들이 많이 찾아요.” 김송월 사장의 소개할 때 마침 중국 남방에서 온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한복으로 갈아입고 문화체험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원래는 전시품으로 생각했는데, 관광객들이 사가는 바람에 판매를 시작했어요. 음식장사도 그렇지만 그릇장사도 재미있어요.”

한벌에 30-40만원 하는 거창 오부자 공방의놋그릇과 15만원 내외인 은수저, 포크세트 등이 인기가 높다고 한다. 남원 영창공예에서 온 칠기 제품도 인기가 높다는 것. 이날 모임은 차조, 차수수로 빚은 연변전통음식과 삼합을 건너온 북한산 송이버섯, 연변의 대표적인 고려촌 백주로 만찬이 진행됐다.

   
 
이에 앞서 연변대학을 방문했을 때는 마침 학생들이 군사훈련 수업을 받고 있었다. 대학 교정에는 영문학과 경영학과 등 각 과의 이름을 적은 붉은 깃발을 앞세우고 어딘가로 행진해 가는 군복입은 학생들로 가득했다.

연변대학 뒷산에는 다음과 같이 쓴 문학기념비가 서 있었다. 중국의 대표적인 조선족 문학가 정판룡 선생의 기념비였다.

   
 
“내 자신의 앞날을 위해 동포들의 부름을 거절할 용기는 그때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1960년 5월 연길에 살구꽃 배꽃이 필무렵 나는 연변대학을 잘 꾸려보려는 꿈을 안고 북경을 떠나 북으로 가는 열차에 앉았다”

다음날인 15일은 광복절. 이날 소후(sohu.com) 등 중국의 주요 포털 사이트들은 컬러를 빼고, 모두 흑백으로 글과 사진을 실었다. 저우취 산사태 피해자들을 애도하는 날이었다.

   
 
이날 본지는 엄숙한 가운데, 연변의 조선족 동포 문화를 선도하는 조선족글로벌네트워크 ‘조글로(zoglo.com)’와 업무제휴서를 교환했다.

상해 엑스포를 참관하던 김삼 대표는 이 행사를 위해 서둘러 돌아오는 중 비행기 연착으로 이날 새벽 3시에 연길공항에 도착했다고 한다.
아침 7시반에 열린 이날 ‘아침모임’에는 조글로CEO클럽의 박준덕회장과 서군선 서씨무역대표, 손향 코리아복장, 임영숙 항우조경, 황진활 한정불고기 대표, 김순옥 전통요리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언젠가는 북한이 열립니다. 형제간에 싸우지 말고 많이 갖고 있고 많이 아는 쪽에서 먼저 양보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해야 합니다.”

서군선 사장의 이 같은 말이 연변을 떠날 때 귓가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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