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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한민국-140] 육개장과 따로국밥
2017년 09월 23일 (토) 05:50:46 김정남 본지 고문 wk@worldkorean.net

   
▲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육개장은 개장국과 그 이름이 비슷한데다 음식의 색깔이나 외형이 비슷해서, 육개장이 개장국에서 나왔다는 설이 일찍부터 있어왔다. 그리고 어쩌면 그 설은 사실일 것이다. 보신탕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고기 결에 따라 잘게 찢어 탕에 넣는 모양새가 육개장의 그것과 비슷하고, 국물의 색깔이나 그 안에 들어가는 각종 재료가 옛날 경상도식 개장국과 닮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대구를 중심으로 널리 퍼진 따로국밥과 전국 팔도음식이라 할 육개장에 대해서는 무엇이 다른지 그 차이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난히 더운 대구지역에서는 예전부터 쇠고기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국을 즐겨 먹었는데, 이를 대구탕, 혹은 대구탕반이라고도 부르지만, 정식 이름은 따로국밥이다.

커다란 솥단지에 각종 재료를 넣고, 고춧가루까지 많이 넣고 맵고 뜨겁게 끓여낸 그 시원한 국물 맛에 따로국밥을 먹었다. 일종의 패스트푸드라고 할 수 있는 국밥으로, 밥을 토렴해서 내던지, 아니면 입천장이 델 정도로 뜨겁게 말아서 나왔다. 그러나 따로국밥은 양반 체면을 생각해서 밥 따로, 국 따로 나왔으니, 그래서 따로국밥이다. 국밥은 지역마다 시장마다 있게 마련이지만 국밥의 대구지역 쪽 형태가 따로국밥인 셈이다.

이와 달리 육개장에는 고사리가 필수이지만 따로국밥에는 고사리가 선택사항이다. 따로국밥에는 선지가 들어가지만, 육개장에는 선지가 없다. 결정적 차이는 들어가는 고기의 형태인데, 육개장에는 고기를 결 따라 찢어서 넣고, 따로국밥에는 깍둑썰기 형태의 고기가 들어간다.

게다가 대구의 따로국밥은 대체로 매워서, 눈물 콧물과 함께 먹게 마련이지만, 육개장은 반드시 맵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식성에 따라 맵게도 먹을 수 있고, 덜 맵거나 달달한 뒷맛이 나는 육개장도 있다. 또 지역에 따라, 때에 따라 국물의 빛깔도, 들어가는 내용도 달랐지만, 그러나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본이 있다.

어느 시인이 육개장에 들어가는 재료와 만드는 방법을 시로 쓴 것이 있다. 육개장이란 무엇인가를 시 한편으로 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삶은 쇠고기 깃머리 양지머리 결랑을 찢어 깔고
숭숭 썰어놓은 대파 무
살진 고사리 숙주, 토란줄기 입맛 따라 넣어
얼큰하게 끓인 육개장…
없던 배짱도 두둑이 생겨
한밤중 태백준령도 거뜬히 넘을 것 같으니
한기(寒氣)며 고뿔이 뭔 줄을 모른다

-신중신의 ‘육개장’ 중에서

   
▲ 사진=한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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