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아 콘텐츠 전문회사 캐리소프트가 중국의 ‘소황제’를 사로잡았다. 캐리소프트의 중국 채널 구독자 수가 155만명을 넘었고 조회수가 6억6,800만회를 달성했다. 지난해 8월 ‘유쿠(优酷)’와 계약하며 중국에 진출한 지 10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코트라 광저우무역관은 8월23일 ‘소황제를 사로잡은 캐리언니, MCN 산업 中 진출을 꿈꿔라’라는 제목의 연구 자료를 발표하며, MCN과 중국의 1인 미디어 시장, 그리고 캐리소프트로 보는 중국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해 분석했다.

2014년 설립된 캐리소프트는 이미 한국 키즈 다중채널네트워크(MCN) 분야 사업에선 독보적인 존재다. 주요채널인 캐리앤토이즈, 캐리앤플레이, 캐리앤북 등의 구독자가 110만명을 넘었다. MCN(Multi Channel Network)이란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의 1인 미디어를 말한다. 광저우무역관이 인용한 iResearch의 중국 1인 미디어 발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5월 현지 1인 미디어를 보는 중국인의 수가 4억7000만명에 달한다.

▲ 2016-2017 중국 1인 미디어 팬덤 규모[자료원: iResearch]

전년대비 20.6%가 증가한 것으로 10만명 이상의 팬덤을 보유한 1인 미디어 수도 전년대비 57%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SNS와의 합작도 증가하고 있다. 2017년 웨이보(微博)와 합작하는 MCN 업체 수는 이미 480개로 전년 대비 3.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리소프트의 중국진출 전략은 한국기업에 시사점을 준다. 중국은 주요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인 Youtube, Facebook, Google 등의 접속이 제한돼 유쿠(优酷), 아이치이(爱奇艺), leTV(乐视视频) 등 중국 로컬 플랫폼들이 자체적으로 성장했는데 캐리소프트는 이들 3대 동영상 플랫폼에 모두 동영상을 공급하고 있다.

캐리소프트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키즈 MCN이 다른 문화보다 거부감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육아예능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 육아방식에 대해 긍정적인 것도 기회 요인이 됐다.

또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 향상과 정부의 두자녀 허용정책으로 영유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모바일 콘텐츠에 익숙한 198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 부모 세대가 되면서 키즈 MCN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던 것도 캐리소프트에 좋은 여건을 마련해 줬다.

캐리소프트는 기존 영상 콘텐츠에 중국어를 더빙하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은 지방마다 다양한 방언이 있어 표준어(보통화) 더빙에 익숙하고 우호적인 성향을 보이기 때문인데, 중국어 더빙이 중국 시청자와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었다.

캐리소프트가 현지화를 위해 노력한 것도 큰 효과를 봤다. 캐리소프트는 ‘캐리소프트 상하이 스튜디오’를 설립했고, 상하이에 중국어로 콘텐츠를 만들어 중국에 배포하는 시스템을 갖추었다. 중국인 캐리언니인 ‘갈리(凯利)’ 언니를 뽑아 중국 문화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방송을 했는데, 이는 최근 경색돼 있는 한중관계에도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코트라 광저우무역관은 캐리소프트의 사례를 전하면서 앞으로도 중국 1인 미디어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단 “중국 문화부가 2016년 6월 ‘인터넷 경영활동 관리 방안’ 규정을 발표하고 실명제와 콘텐츠 모니터링 등 엄격한 관리를 시작한 것은 주의할 점”이라고 밝혔다.

▲ 중국인 캐리언니인 '갈리(凯利)'가 어린이들에게 장난감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유쿠(优酷）동영상 캡쳐]

하지만 이러한 제제는 창의적인 콘텐츠가 강점인 우리 기업에 오히려 저작권 보호와 콘텐츠를 인정받는 기회가 될 수가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MCN 시장은 우리나라보다 규모가 크지만 오락에 집중돼 있고 다양성이 떨어져 스토리가 있는 우리나라 1인 방송이 진출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무역관은 또 “음식과 게임 부문의 팔로워 증가 속도가 각각 341.8%(음식)와 342.6%(게임)으로 가장 빠르며, 그 외에도 패션·오락·육아·화장 등의 부문도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에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은 성장률이 높은 분야를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류 열풍으로 한국 연예인 화장법과 피부 관리에 관심이 높다며 “K-뷰티, 키즈와 같이 우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