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인도네시아 최대 관문인 수까르노하따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은 “웰컴 투 땅그랑”이라는 멘트를 듣고 깜짝 놀란다. “자카르타행 비행기가 아니었어요?”라고 승무원에게 묻거나, “나는 자카르타로 가야 해요”라고 말하는 등 무척 당황해 하는 모습도 보였다.

기내에서 이런 장면이 연출된 이유는 항공사가 “웰컴 투 자카르타”라고 30년간 사용하던 기내 멘트를 항공사가 “웰컴 투 땅그랑”으로 바꿨기 때문. 데일리인도네시아에 나온 기사다.

땅그랑(탕에랑, tangerang)이란 명칭은 어딘지 모르게 사람들에게 생소했던 게 사실. 땅그랑뿐만 아니라 찌까랑, 빨렘방, 버까시, 수까부미 등 인도네시아의 다른 도시이름도 익숙치 않다.

▲ 오세명 땅그랑한인회장

그러나 반튼주에 있는 땅그랑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아주 가까운 도시이며, 인도네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다. 인구가 1,400만명이나 되는데, 한국인이 이곳에 진출한 지도 40년이나 된다. 세계한상대회장을 맡았던 송창근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KMK도 땅그랑에 있다. 2만여명의 직원이 있다는 KMK와 같은 신발 회사뿐만 아니라 봉제, 전자, 인쇄, 제강 등 다양한 한인 사업체들이 땅그랑에 있다.

“땅그랑 반튼 지역에 한인들이 진출해 거주하기 시작한 지는 대략 40여년 전입니다. 한국 기업 수가 1,000개가 넘습니다.”

▲ 땅그랑 한인의 밤과 땅그랑 한인 기업 방문 모습.

최근 이메일로 인터뷰를 한 오세명 땅그랑한인회장의 말이다. 자카르타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땅그랑에 한인공장이 밀집해 있다는 설명이다. 20여년 전 땅그랑에 진출했다는 그는 “인도네시아 반튼 주에 약 1만여명의 우리교민이 있으며, 50만명이 넘는 현지인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땅그랑한인회는 2009년 출범했습니다. 곧 출범 10년 차를 맞습니다.” 미국, 일본의 교민사회와 비교하면 역사는 짧지만 한인회가 매우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고도 그는 강조했다. 땅그랑한인회는 한인의 밤, 어린이 날·어버이날 행사 등 연례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산하에 문화원을 두고 난타, 미술전, 합창단, 퀼트반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체 도서관도 있다.

“한인회의 모든 활동은 우리 교민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와 한인기업들의 관심어린 후원 및 기부로 마련된 기금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세명 회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땅그랑 경제의 중심에 교민들이 있으며, 그 버팀목 역할을 한인회가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이어 “땅그랑 반튼의 꺼지지 않는 성공신화는 해외동포 모두에게 귀감이 되는 훌륭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땅그랑 가정의 날 행사.

▲ 땅그랑한인회가 주최한 어린이날 큰 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