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를 당해 집을 잃은 북한 주민들에게 모포나 겨울옷을 보내야 합니다. 곧 추위가 닥칠 텐데 겨울나기가 걱정입니다.”

지난 제주세계한상대회에 참가한 한 인사가 이름을 밝히면 곤란하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중국 국적으로 북한과도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그는 기자와 일찍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여기 오기전에 마침 북한을 들렀습니다. 비즈니스때문에 들어갔다가 너무 참담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수재로 죽은 사람 수가 밖으로 발표한 것보다는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그는 “두만강 유역에 많게는 한시간에 350mm까지 비가 내리면서 주변 3개군이 물에 잠겨서 큰 피해를 냈다”고 덧붙이면서 “북한 핵개발 등 정치군사적인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수재를 당한 북한 주민들을 그대로 두면 겨울을 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해외 한인사회가 북한 수재 주민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8월29일부터 9월2일 사이 함경북도 지역을 강타한 태풍 '라이언록'으로 두만강이 범람하면서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홍수 직후 두만강 유역에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려 두만강이 범람하면서 회령시, 무산군, 연사군, 온성군, 경원군, 경흥군과 나선시 일부 지역에서 극심한 피해가 났다면서 "1만1600여 동이 완전히 파괴된 것을 비롯해 총 2만9800여 동의 살림집이 피해를 보았으며 900여 동의 생산 및 공공건물들이 파괴 손상됐다"고 피해상황을 밝힌바 있다.

북한에서 활동하는 국제적십자사 대표단 크리스 스테인 단장도 "피해지역이 매우 심각하고 복잡한 재난을 겪고 있다“며 ”홍수로 모든 도로가 유실됐다“고 밝혔다. 그는 "회룡시 인근에 한 지역에는 멀쩡한 건물이 1채도 없다"며 "주민들은 현재 건강상으로도 매우 위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적십자사는 건물 2만4000채가 완전히 붕괴됐으며 일부 파손된 집도 수천채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적십자사는 또 회령시에서 최소 주민 10만명이 안전한 식수 공급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지역 일대 60만명이 넘는 인구가 물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