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구 전 쿠웨이트한인회장

제주 세계한상대회에서 만난 김용구 전 쿠웨이트한인회장은 쿠웨이트한인사회의 역사를 꿰는 초창기 멤버다.

“15년전에 한인회장을 지냈어요. 당시만해도 건설회사 중심으로 한인사회가 지금과는 제법 달랐지요.”

이렇게 소개하는 그는 “쿠웨이트에 간 것이 35년 전”이라고 밝힌다.

“이야기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라고 하면서 털어놓는 김회장의 얘기에는 한-쿠웨이트 수교사도 담겨있다.

“당시 대농그룹에서 '쿠웨이트 코리아 트레이딩 컴퍼니'라는 회사를 만들었어요. 한국 정부가 외교차원에서 쿠웨이트에 설립하도록 한 회사입니다.”

김회장은 당시 방직회사와 건설회사도 갖고 있던 대농그룹에 근무하다가 쿠웨이트 현지법인으로 발령받았다. 그때가 35년 전으로, 쿠웨이트와의 첫 인연이었다는 것이다.

“당시만해도 북한이 쿠웨이트와는 우리보다 먼저 무역대표부를 뒀어요. 그리고 무역회사도 만드는 등 움직임이 활발했어요. 이렇게 되자 우리 정부 차원에서 대응한 것입니다. 북한에 뒤지지 않게 우리도 쿠웨이트에 회사를 진출시키자고 해서 대농그룹이 투입돼 회사를 만든 것이지요.”

김회장은 “현지법인이 만들어져서 쿠웨이트에 파견돼 갔지만 회사가 수행할 비즈니스가 없어서 현지에서 찾아서 만들어야 할 정도로 열악했다”고 덧붙였다.

“현지법인은 만들었지만, 아이템이 없다 보니 회사 투자자본금으로 현지에서 증권투자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한국 건설회사들이 현지로 들어오면서 식품공급을 하는 식품업에 손을 댔지요.”

당시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외교 경쟁을 위해 얼마나 쿠웨이트 진출에 공을 들였는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 건설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 가운데 한국인 수가 줄어들고 제3국인이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저도 독립해서 태국식품을 수입하는 등 사업의 변화를 모색했지요.”

김용구 회장은 “이라크전쟁 2차전때는 우리나라 자이툰 부대가 투입됐다”면서 “그때는 이라크로 가서 부대의 민간인 숙식과 코리아센터 운영을 위촉받아 경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쿠웨이트에서 한국회사 건설현장의 숙소와 식사공급(케이터링), 그리고 현지에서 건설인력을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김회장은 “한상들이 각국에 퍼져 다양한 경험을 해왔고, 그중에는 깊이가 있는 경험들이 많다”면서 “한상대회가 이같은 경험을 모아 더욱 시너지 효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제주 한상대회에는 골드만삭스 홍콩법인에서 근무하는 제 외동딸도 참여했어요. 1,2세대의 경험과 역량을 모으는 것도 한상대회의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조언하는 김용구 회장은 “15년 전에 쿠웨이트한인회장을 지냈다”면서 “한상대회가 흩어져 있는경험들을 모으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