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위한 혁신은 잘못된 사례입니다. 그 방향성이 없으면 전략적 관점이 빠진 근시안 증세를 겪게 됩니다. 또한, 조직에 대한 맹목적 헌신을 강요하게 되고, 조직의 몰락을 가속화합니다. 진정한 혁신은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상 창조 컨퍼런스’에서 특강을 펼쳤다.

이마트의 신성장 동력으로 일산 킨텍스에 ‘이마트타운(EMART TOWN)’을 오픈해 유통업의 신세계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세계 각지 재외동포 경제인들이 모인 제15차 세계한상대회에서 ‘급변하는 시대, 본질(本質)에 집중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펼쳤다.

한상대회 이튿날인 9월28일 오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진행된 ‘한상 창조 컨퍼런스’ 무대에 나선 정 부회장은 자신이 기획한 ‘이마트타운’과 남성취향저격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Electro Mart)’ 등의 성공사례를 소개하며, “기업이 추구하는 사업 목적과 의미(본질)를 정확히 아는 것이 혁신의 첫 걸음”이라고 역설했다. 이를 인식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혁신이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입장료”라고도 표현하며, “성공한 기업은 변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변화하는 기업이 아니라, 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기 전에 먼저 변화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요컨대, 업(業)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그것을 추구하는 방식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 이날 특강에서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는 고객의 삶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라이프쉐어(Lifeshare)’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라는 기업의 업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는데 그 정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며, “선대 회장인 고 이병철 회장이 돌아가시기 전에 써 주신 친필휘호 ‘고객제일(顧客第一)’에 담겨 있는 ‘물건을 파는 장사꾼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기업가가 돼라’는 격언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탄생한 신세계 업의 본질은 ‘고객의 삶에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라이프쉐어(Lifeshare) 기업이 되는 것’이다. 그는 “신세계는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할 것”이라며, “업의 본질을 나침반 삼아 탄생한 이마트타운은 하나의 혁신 실험에 불과하며, 앞으로 순차적으로 세상에 없는 어메이징한 경험을 선보이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신세계가 경기도 하남에 오픈한 신개념 쇼핑 플랫폼이자 국내 첫 교외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Star field)’처럼 고객과 먼저 교감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고객의 시간, 기억, 경험 등 3가지를 점유한 자가 최종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생의 멘토로 삼고 있다는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교수가 던진 화두 ‘일등과 일류의 차이’를 설명했다. “일등은 이미 존재하는 사회 질서와 규칙 속에서 선두에 서 있는 집단이라면, 일류는 새로운 사회와 규칙을 만들어가는 선도적 집단”이라고 정의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함께 자리한 한상들에게 “우리는 일등을 넘어 일류를 지향해야 한다. 스스로 방향성을 설정해 자신만의 혁신 스토리를 써가고,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드는 선도자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오세영 제15차 세계한상대회 대회장이 정용진 부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