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1주년 광복절 기념식이 내외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경 에도가와문예회관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재일민단 중앙과 동경본부가 개최한 올해 광복절 행사가 8월15일 동경 에도가와문예회관에서 열렸다. 동경의 광복절 행사는 매년 일본 황궁에 이어져 있는 히비야공원의 공회당에서 열려왔으나, 이 건물이 개축공사에 들어가는 바람에 올해는 장소를 옮겼다고 한다.

재일민단은 해방 이듬해인 1946년에 창립돼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이 때문에 재일민단은 지난해 광복 70주년 행사에 이어 올해 광복절도 예년에 비해 더 신경을 써서 개최했다는 것이다.

김수길 동경민단 단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민단은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결의했다”면서 “민단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조국과 민족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총궐기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 민단창립 70주년을 기념해 광복절 2부 행사에 가수 남진과 김용임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준규 주일대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대독했다. 그는 경축사 대독 전에 “한달 열흘전에 주일대사로 막 부임했다”면서 “한국과 일본은 싫다고 서로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다. 그럴수록 진정한 이웃이 되도록 어려움을 같이 헤쳐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일관계가 나쁠 때 가운데서 고통을 당한 재일동포들이 앞으로는 중간에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박근혜 대통령의 경축사를 읽었다.

대통령의 8.15 경축사는 올해도 예외없이 길었다. 하지만 올해 경축사는 우리 광복이 해외에서 활동한 선각자들의 애국 헌신으로 비롯된 것이라는 내용으로 시작을 해 눈길을 끌었다. 경축사는 “안중근 의사께서는 차디찬 하얼빈의 감옥에서 ‘천국에 가서도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라는 유언을 남겼고, 윤봉길 의사께서는 ‘부모의 사랑보다, 형제의 사랑보다, 처자의 사랑보다도 강인한 나라와 겨레에 바치는 뜨거운 사랑을 따르기로 결심하였다’는 결사의 각오를 전했다”며 오늘의 광복은 결코 우연히 얻어진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경축사는 또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에 언제부터인지 비관적이고 자기 비하적인 문화가 침투하고 있으며, 소위 법을 불신하고 경시하는 풍조 속에 ‘떼법’ 문화가 만연하면서 사회적 비용이 증가되고, 대외 경쟁력까지 실추되고 있다”며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도전과 진취, 긍정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가운데 기업과 노동계, 청년과 비정규직의 양보와 타협 속에 국가 경쟁력 증진에 모두가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진정한 광복은 8천만 민족 모두가 자유와 인권을 누리며, 더 이상 이산의 아픔과 고통이 없는 통일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과업”이라면서, “통일은 여러분 모두가 어떠한 차별과 불이익 없이 동등하게 대우받고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경축사는 끝으로 “과거 식민지 시절 고난의 시절에도 일장기를 달고 승리의 월계관을 쓴 손기정 선수처럼 ‘불가능은 없다’는 역경 극복의 DNA가 우리 민족에게 있으며, 모든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면 ‘기적’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공태 재일민단 중앙단장이 축사를 했다. 오단장은 “올해 재일민단 창단 70주년을 맞아 지금 차세대 1천250명이 본국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면서 “민단은 차세대 육성과 한일 우호의 가교 역할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본에는 아직 헤이트스피치가 횡행하고 있으며, 동경 도지사 후보가 선거에서 ‘조선인은 떠나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했다”면서 “민단은 헤이트스피치 근절을 위해 노력을 배가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일본 각 정당에서 온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쯔치야(土屋品子) 중의원 외무위원장은 “양국우호를 위해서는 민초 차원의 왕래가 중요하다”면서 본인과 한국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참의원을 지낸 아버지가 한국을 다녀오시더니 이듬해 편백과 삼나무 씨앗 76만개를 한국에 보내 전남 장흥 등지에 심었다”고 말하고, 자신도 선친을 이어 “편백나무 50만 그루치의 씨앗을 전남도에 보내 한일우호 50년을 기념했다”고 소개했다.

쯔치야 의원의 선친은 일본의 참의원 의장과 사이타마(埼玉)현 지사를 역임한 쓰치야 요시히코(土屋義彦)씨로, 2008년 작고했다. 그는 1966년 비행기에서 한국의 산이 황폐한 것을 보고 나무씨앗을 기증하기로 결심, 일본 편백과 삼나무 씨앗 76만 그루분을 한국에 보냈으며, 그 씨앗에서 자란 묘목은 전남 장성 축령산과 장흥 억불산(우드랜드) 등에 심어졌다. 그는 태평양전쟁 말기 말단 군인으로서 하마마쓰(浜松)에서 재일한국인이 건네준 주먹밥으로 배고픔을 달랬던 일로 한국인에 대해 늘 고마운 기억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공명당에서는 우오즈미(魚住裕一郞) 의원이 축사를 했고, 민진당에서는 지난 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한국계 백진훈 참의원의원이 축사를 했다. 특히 백의원은 “동포 여러분들의 지원으로 당선할 수 있었다”면서 “일본 국회내 유일한 한국계 의원으로 한일관계 발전과 헤이트스피치 근절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공산당을 대표해서는 고이케(小池晃)의원이 축사를 했다.

이어 2부 행사로 문화공연이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가수 김용임과 남진이 무대에 올라 흥겨운 한마당을 장식했다. 마지막 무대에는 동경한국학교와 토요학교 학생들이 올라와 출연가수들과 함께 마지막곡으로‘아하 대한민국’ 을 합창했다.이날 행사에는 동경지역 동포 2000여명이 참가해 8.15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만세삼창을 함께했다.

▲ 태극기를 들고 만세삼창을 하는 동경지역 재일동포들

▲ 동경한국학교 토요학교 학생들이 광복절 공연에 출연했다

▲ 경축사를 대독하고 있는 이준규 주일대사

▲ 오공태 민단 중앙단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김수길 동경민단 단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축사를 하는 자민당 쯔치야 의원

▲ 재일민단 제71주년 광복절 행사에는 가수 남진이 초청돼 공연을 했다

▲ 가수 김용임도 초청돼 열창했다

▲ K-pop 아이돌들도 공연에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