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익 중남미한인회총연합회장.

중남미한인회총연합회(회장 박세익)가 ‘파라과이한인회 분규단체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9월 14일 발표했다.

총연은 이번 성명을 통해 “(외교부의) 파라과이한인회 분규단체 지정은 중남미 한인 이민 역사의 주도적 역할을 했던 파라과이 한인회와 한인동포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는 것”이라면서 “대사관과 이해관계를 가진 일부 사람의 투서와 사실이 규명되지 않은 내용이 포함된 분규 사유에 근거해 파라과이한인회를 분규단체로 지정한 것은 대한민국 헌법 2조2항의 국가의 재외국민 보호 의무를 위반한 조치”라고 밝혔다.

특히 총연은 파라과이한인회를 분규단체로 지정한 것이 외교부 소속 파라과이대사관의 주관적 판단으로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총연은 “현지 한인동포들의 여론과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과정을 무시하고 급작스럽고 경솔하게 행해진 것은 대한민국 정부의 소통과 화합에 역행한 조치”라고 밝혔다.

또한 “실제로 파라과이한인회 동포사회에 분규가 있었다면 외교부, 재외동포재단은 먼저 분규해결과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 그 후에 분규사실을 공론화해 객관적 결론에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연은 “공관이 모든 상식적인 절차와 과정을 생략한 채 파라과이한인회를 분규단체로 지정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이 조치로 중남미한인 사회전체가 경직되고 공관과 한인사회에 신뢰가 무너지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음에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에는 박세익 중남미한인회총연합회 총회장, 이형만 우루과이한인회장, 이병환 아르헨티나한인회장, 김광진 파라과이한인회장, 이삼하 페루한인회장, 손진후 볼리비아한인회장, 박대규 니콰라과한인회장, 김지용 칠레한인회장, 이계준 코스타리카한인회장 등이 참여했다.

한편 중남미총연은 파라과이한인회가 올해 초 파라과이 이민 5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대사관과의 갈등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인회가 동포재단에 요청해서 축하행사 지원 2억원을 승인 받았지만 대사관이 전달을 거부하면서 갈등인 시작됐다는 게 총연과 현지 한인회의 전언이다.


그렇지만 파라과이대사관은 “현지 한인회 A고문, 현 회장단 사퇴 등으로 한인회가 내부갈등이 있었다”면서, 분규지정을 대사관과의 갈등과 무관하다고 보고 있다. 파라과이대사관은 지난 6월 공식적으로 ‘한인회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내용증명을 전했다.

중남미총연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7월 파라과이를 방문해 대사관과의 면담을 시도했지만, 이 또한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도 파라과이대사에게 공식 질의서를 보냈지만 대사관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통상위원회는 중남미 국정감사에서 파라과이한인회 분규 지정에 대한 조사를 할 예정으로, 파라과이대사를 국감이 실시되는 아르헨티나로 소환할 계획이다.

▲ 올해 상반기에 열렸던 파라과이한인회 비상대책회의 모습(사진제공=파라과이한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