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 도서전시전(41ª FERIA INTERNACIONAL DEL LIBRO DE BUENOS AIRES)이 4월23일부터 5월11일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 루랄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41회가 말해주듯 아르헨티나의 국제도서 전시전은 역사가 길고 그 규모가 매우 큰 행사로, 넓은 행사 지역에 많은 방문객이 찾는 중요한 행사다. 이 행사에는 400여개의 크고 작은 출판사와 서점 등 도서관련 회사들의 스탠드가 배치됐다.

▲ 재아르헨티나문인협회가 5월4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루랄전시장 도밍고 사르미엔또 홀에서 출판기념 행사를 열었다. 왼쪽부터 출판사 대표 미겔, 윤선미 교수, 추종연 대사, 이병환 한인회장.

또한 전시장 안의 여러 전시 공간에서 저자와의 대화, 출판 기념회, 저자 사인회, 유명인사 와 문인의 초청 대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19일 동안 진행된다. 특히 한국에서 번역한 한국의 시와 단편 소설 등 2권의 문학선집이 현지 출판사에 의해 간행되어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재아르헨티나문인협회도 지난 4일 오후 8시 이 전시장의 청색 전시관(Pabellon verde)의 도밍고 사르미엔또 홀(Domingo F. Sarmiento)에서 홀을 가득 메운 인사들과 함께 출판기념 행사를 실시했다.

이제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출판한 대부분의 한국문학 작품을 출판한 바 있는 출판사 달빛 아래(Bajo de luna)가 한글과 스페인어 번역 판 한국 현대 시선집, 한국과 아르헨티나 간의 거리를 상징한 19,459Km(Antologia de poesia coreana contemporanea)와 스페인어판 12시간 전의 생명(La vida 12 horas antes)을 출판했다.

▲ 사르미엔토 홀을 메운 참석자들.

사르미엔토 홀에는 추종연 주아르헨티나한국 대사, 이병환 아르헨티나한인회장, 백창기 이민 50주년행사위원장, 박종근 코트라 관장, 김경애 부인회장, 최태진 문인협회장, 한인50주년 이민사편찬위원회 장영철 위원장, 전조영 공사, 이종률 문화원장, 1.5세대 현지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인 이정화와 김창성 등 한인들과 아르헨티나시인협회(APOA: Asociación Poeta Argentino) 까제따노 젬보라인 회장과 동호인, ASIA TV 제작자 마르셀로 라미레즈와 이보네 가르시아 대표, 아르헨티나한인학회장 파울라 이아데비토, 번역자 윤선민 교수의 중등학교 동창생들 그리고 문학인 등 많은 현지인이 참석해 행사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출판 기념행사에는 미겔 발라구와(Miguel Balaguar)출판사 대표의 사회로 진행됐고 한국외대 교수 겸 한국문학번역원의 윤선미 박사와 추종연 주아대사 그리고 이병환 한인회장이 함께 했다.

미겔은 한국 문학 집을 이제까지 17권을 출판했는데, 한국 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나날이 증가하여, 현재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금년에는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한국 문학 책이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윤 교수에 따르면 이번 시선집에는 한국 시인 50인의 100편이 실렸는데, 20세기 초에서 현재까지의 중요시인 작품이 실렸고, 단편집에는 편혜영과 박민규 등 7명의 현대 중견 작가들의 작품이 실렸다는 것이다.

▲ 왼쪽부터 이병환 회장, 추종연 대사, 전조영 공사, 백창기 행사 위원장.

추종연 대사는 축사에서 아르헨티나한인 이민 50주년을 맞아 이런 특별한 행사를 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으며, 오늘 행사를 주관하는 재아르헨티나 문인협회는 1990년부터 문학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15권의 문협지인 로스안데스(Los Andes)를 발간했고, 금년에도 16권 째를 발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바, 이는 전 세계 한인 동포 사회에 전례가 없는 아주 특별한 경우라고 칭찬하고, 앞으로 우리 한인 2세들이 한국과 현지의 문학적인 소재를 발굴하고 양국 문인들의 작품 활동을 발전시켜 이곳에서 노벨 문학상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윤선미 교수는 시와 단편 소설 등이 한국의 일제 점령시기의 어려움 시기와 해방과 6.25 전쟁 그리고 민주화 과정에서 문학 작품이 탄생됐다는 작 품의 시대적인 배경과 그에 대한 주제 등을 설명하고, 특히 한국의 시어를 통하여 탄생한 노래 가사 등을 설명하고 빔 프로젝트를 통해서 직접 당시의 상황과 시어를 통한 노래 가사의 활용을 소개했다.

▲ 단편 소설 선집 La vida 12 horaes antes와 현대 시선집 19,459km.

즉 윤 교수는 김소월의 진달래, 박인환의 세월이 가면,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와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 등이 시대의 변화와 함께 발표되고, 또 이 시들이 노래로 발표되어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 생명력을 자랑한다고, 각각의 시대상을 보여 준 영상과 음악을 들려주어 행사를 찾은 참석자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진행 도중 윤 교수는 추 대사와 한인회장 그리고 백창기 행사위원장에게 한글시를 낭독하게 하고, 현지인 미겔과 자신은 해당하는 시를 번역된 스페인어로 낭독하여 현지의 문학 애호가들에게 큰 감명을 주는 특별한 출판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문학 작품은 이런 도서 전시행사에서 한국 대사관과 한국 문화원을 중심으로 한 전시만을 실시했으나, 이번 행사는 50주년 기념답게 문입협회가 한인회와 이민 50주년기념사업회와 삼성 등의 협찬 하에 성대한 기념행사를 실시 한 것이다.

▲ 행사 후 문협회원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이번 재아르헨티나한인 이민50주년을 맞아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도서 전시기간을 통해 출판할 수 있도록 준비한, 재아문인협회의 최태진 회장과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아르헨티나 교민 출신 윤선미 교수와 협력을 통해 이번 출판에 관여한, 문협 회원 조미희 시인은 행사가 성공리에 마무리 된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문협 이정은 총무는 우리 행사가 여러 전시관의 다른 행사에 비해 가장 방문자가 많고 뜨거운 관심을 불러온 행사라고 자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장영철 이민50주년사 편찬위원장은 이런 출판 행사를 통해 아르헨티나에 한국문학이 똬리를 단단히 트는 계기가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필자소개
정치학 박사·존에프케네디 대학, 국립 라플라타 대학교 KF 객원 교수
아르헨티나 외신 기자협회 소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