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초, 황새 ‘타케후(武生)’는 부리가 부러진 채로 일본 후쿠이현 에치젠시(越前市) 하쿠산(白山) 지역에 도착했다. 최근 그의 증손에 해당하는 수컷 1마리가 제주도에 넘어간 사실이 한·일 양국에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 황새 다리 양쪽에 인식표가 부착돼 있다.[사진제공=(사)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

일본 교도통신은 이번 발견은 2005년 효고현이 황새를 토요오카(豊岡) 분지에 풀어놓은 이후, 지난해 3월 한국에 입국한 암컷 한 마리에 이어 두 번째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회장 강창완) 회원이 제주시 서부해안(한경면 금등리)에서 촬영한 황새 사진을 제공했다. 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 측은 일본 황새복원센터에서 인공 부화해 지난해 4월 방사하면서 붙여놓은 인식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조류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수컷은 지난해 4월에 태어나 6월에 떠났고, 12월 나가사키 현에서 목격된 뒤 한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황새의 야생 복귀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려면 국내·외 개체군 간에 유전적 교류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는 매우 의미 있는 발견으로 평가했다.

한편, 우리나라도 천연기념물(199호)이자 국제 1급 멸종위기종인 황새를 오는 9월 인공 증식해 방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