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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해외 차세대 키우는 한글학교 선생님들에게 박수를
해외한글학교 교사 초청연수 막올라··· 기 살리는 행사 되도록
2013년 07월 31일 (수) 18:56:21 이석호 기자 dolko@hanmail.net
   
 

“베네수엘라에서 근무했을 때 아내가 한글학교 교사로 일했습니다. 주말 휴일을 함께 보낼 수 없었어요.” ‘2013년도 재외한글학교교사 초청연수’ 개막식이 열린 7월3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조규형 신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이같은 말로 환영사를 시작했다. 조규형 이사장의 말에 장내 한글학교 교사들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동병상련(同病相戀). 토요일을 반납한 채 봉사하고 있는 세계 각지의 한글학교 교사들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희생과 열정이 없었으면 한글학교에서 봉사하는 일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노고에 감사 드립니다.” 멕시코, 브라질 등에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한글학교를 몸으로 체험한 조 이사장은 모국을 방문한 교사들을 격려하고 북돋워줬다. 조 이사장의 말처럼 개막식에 참석한 한글학교 교사들은 모두 자신을 희생하는 자원봉사자들이다. 매 토요일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한다고 생각해보라. 말이 쉽지 그게 쉽게 할 수 있는 일일까? 같은 경험을 한 조 이사장이 이들을 격려한 것은 한푼 지나침이 없었다.

한글학교 교사들은 평일에는 회사에 다니거나, 자신의 비즈니스를 한다. 하지만 토요일이면 보수도 받지 않고 한글학교에서 차세대들을 가르치고 있다. 주말에만 한글학교에서 봉사하는 것은 아니다. 한글학교의 많은 교사들은 평일에도 한글학교 일을 완전히 손때지 않는다. 수업도 준비해야 하고, 시험지도 채점해야 한다. 평점도 내야 하고, 학생들을 지도할 방법도 생각한다.

현지 학생들에 맞는 수업을 하기 위해서 매일 같이 인터넷을 뒤적이면서 자신만의 교재를 만드는 선생님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교사들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학생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학자 이상으로 매일 같이 책과 씨름을 하기도 한다.

전 세계에는 2천여개의 한글학교와 수만 명의 한글학교 교사들이 있다. 이중 이날 개막식에는 시간에 시간을 쪼개서 온 59개국 196명의 한글학교 교사들이 참석했다. 방학 기간 만이라도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지만, 한인 차세대들을 위해 그 시간마저 투자해 가면서 모국을 찾은 것이다. 재외동포재단 초청으로 항공료 절반과 국내 체류비용은 동포재단이 대주지만, 나머지 절반의 비행기 삯은 스스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도 만만치 않다. 아프리카나 중남미 오지라면 특히 그럴 것이다.

이날 참석자들 중에는 중국이나 일본에서 온 교사들도 있었지만, 중남미처럼 30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온 선생님들도 있었다. 동포재단에 따르면, 이번 한글학교교사 연수에는 유럽 30명, CIS 9명, 북미 69명, 중남미 16명, 아시아 43명, 대양주 14명, 아중동 16명의 교사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7박8일간 열리는 ‘2013 재외한글학교교사 초청연수’에 참가하며, 한국어 교수법을 배운다. 불국사 석굴암 등 우리문화 유산 탐방시간도 있지만 대부분 일정은 한국어교육 관련 수업으로 매우 타이트하게 짜였다.

이날 개막식은 조 이사장의 환영사, 국민의례 등으로 짧게 진행됐다. 오후에 경주로 이동해야 하는 일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아쉬움이 있었다. 이날 개막식에 국회의원, 한국어교육계 인사 등 외빈이 전혀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외교부, 교육부, 문화부 등에서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해외 각국에서 자비를 털어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참석한 한글학교 교사들을 격려한 사람은 동포재단 조규형 이사장뿐이었다. 해외차세대 육성이 얼마나 막중한 것인지를 안다면 교육부장관이 와서 큰절을 해도 지나치지 않을 텐데 말이다.

물론 외부인사들이 재외동포 관련 행사에 참여해 지나치게 발언을 길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그것도 자리 나름이다. 세계한글학교 교사들은 현지에서 차세대들을 위해 온전히 자신을 희생하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 해외의 차세대 육성 임무를 떠맡고 있는 선생님들이다. 이들을 맞아 격려하고 등을 두드려주는 것이 국내 유식자들의 일일 것이다.

교육부, 외교부 등 우리정부 공직자들이 이들을 찾아 따듯한 격려의 말 한마디를 한다고 해서 비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재외한글학교교사들을 위한 격려는 우리 차세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들은 오지 않았다. 이날 개막식이 열린 세종문화회관은 넘어지면 코 닿는 곳인데도 말이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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